최동규 / 정치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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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이 월급 전액을 환경미화원과 소방관 가족 등 불우이웃을 돕는데 사용하겠다고 한다. 월급이 연간 1억 4천만원 정도 된다고 하니 적지 않은 돈이다. 좋은 일이다.

이명박 대통령 보다 훨씬 더 많은 재산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재산 증식에만 골몰하고, 하청업체 등이나 치고, 돈 되는 일이라면 구멍가게까지 사업영역을 확장하는 재벌 보다 낫다.


그런데 뭔가 찝찝하다. 흔쾌하게 감동이 일지 않는다. 평상시 이대통령이 서민을 위한 대통령이라는 철학과 노선을 보여준 적이 없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그의 정치노선은 강부자(강남의 땅 부자), 고소영(고대, 소망교회, 영남), 1% 특권층을 위한 노선이다. 소위 ‘명품’ 노선이다. 그런 노선 앞에 서민은 설 자리가 없다.


그런 그가 월급을 기부했다. 과거에 가난했기 때문에, 과거를 잊지 않는다? 그럴 수도 있다. 그러나 가난했던 사람이 더 지독한 수전노가 되는 경우도 많다. ‘시집살이 심한 며느리가 독한 시어머니 된다’는 말은 괜히 나온 말이 아니다. 이대통령의 경우도 월급쟁이 사장이 그 엄청난 재산을 모은 것을 보면 나눠 쓰는 타입이라기 보다는 돈 버는 일이면 뭐든지 하는 타입일 가능성이 99.9%이다.


월급 기부 뉴스에 뭔가 허전하다는 느낌이 드는 또다른 이유는 그가 정작 국민에게 약속한 훨씬 큰 일은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대통령은 지난 대선 과정에서 재산의 사회 환원을 약속했다.

강부자, 고소영 세력의 대표주자 답게, 이대통령의 대선 후보 당시 신고 재산은 353억 8천만원이다. 서초동 영포 빌딩 120억, 서초동 땅 90억, 양재동 영일빌딩 68억 5천만원 등이다(이 정도 재산가이니 월급 정도는 남에게 줄 수 있는 것이다).

의심쩍은 재산 형성 과정이 쟁점으로 되자 그는 재산 환원 약속을 내걸었다. 이 약속 덕분에 그에 대한 공세는 맥이 빠지고, 결국 그는 대통령에 당선될 수 있었다.


그런데 대통령 선거 끝나고 나니 감감무소식이다. ‘대통령 취임 전에 한다, 총선 전에 한다’ 말이 있더니만, 이제는 아무 소식이 없다. 이러다가 그냥 ‘구렁이 담 넘어가듯이’ 넘어가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아니면, 혹시 이럴 수도 있다. 기왕 할 거, 온 동네 광고하는 방법이다.

표 모아보려고 총선 직전에 월급 기부 결심을 공개하는 것을 보면, 재산 헌납도 만약에 한다면 조용히 할 가능성은 거의 0%인 것 같다. ‘왼 손이 하는 일을 오른 손이 모르게’ 하기는 커녕, 옆 사람 오른손, 심지어 이웃 동네 김씨 오른손까지 다 알게, 동네방네 소문 다 내고 할 가능성이 99.9%이다. 그것도 재탕삼탕하면서...


지금 인터넷에서는 이대통령 재산 헌납 약속 지키라는 서명운동이 전개중이다. 나도 서명했다. 이왕 할거면 국민들 서명운동 하면서 에너지 낭비 시키지 말고 예측 가능하게 했으면 좋겠다.

경부대운하 처럼 한다만다 헷갈리게 하지 말고 속 시원하게, 그리고 기왕이면 재탕삼탕하면서 광고 효과 우려먹지 말고 보는 사람 쿨하게 했으면 좋겠다.


<추신> 아울러 덩달아 재산헌납을 약속한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도 빠른 시일 내에 대통령과 패키지로 예측 가능한 일정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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