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컴퓨터 못켜는 이대통령이 말한 생필품 50가지의 진실은 ?

                                                                       최동규(정치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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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통령 덕분에 요즘 웃을 일이 많다.

컴퓨터가 10일 동안 작동되지 않았고, 이 배경에는 노정권의 의도적인 비협조가 있는 것 처럼 비장하게 얘기할 때는 정말 그럴까 의아심이 들었는데, 노정권의 비협조는 커녕, 컴퓨터를 켤 줄 몰라서 10일 동안 커다란 집무실에 혼자 앉아 컴퓨터를 노려만 보고 있었다니 웃음이 절로 나온다.  

취임 초기의 급한 마음에 컴퓨터를 켜려고 해도 화면보호기능 때문에 컴퓨터가 작동하지 않으니 얼마나 노정권에 대한 분노가 타올랐겠는가? 하지만 공개석상에서 얘기하기 전에 주변에 한번만 물어봤으면 망신은 안 당할 일을 공개적으로 얘기하는 통에 미래산업이니 IT니 컴퓨터산업이니 이런 단어들을 앞으로 언급하기는 조금 곤란해졌다.  

하기야 이대통령의 주요 업적은 그런 것과는 거리가 멀다. 70년대의 건설 현장, 역시 같은 건설 계열인 청계천 공사, 그리고 경부대운하... 건설과 관련한 사업을 얘기한 적은 많지만 컴퓨터 이런 것에 대해서는 별 말이 없었으니 앞으로도 그렇게 하면 되겠다.  

50개 생필품 발언도 압권이다. 정부의 관리로 물가를 잡겠다는 발상도 구시대적이지만, 생필품 50개 품목 운운은 관련 공무원들도 생소한 말이다. 그 이후 공무원들은 난리가 났다. 50개 품목이 무엇인지, 알 도리가 없다. 50개 품목으로 물가를 관리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정부는 1998년부터 일반 소비자가 주로 구입하는 154개 품목을 통해 생활물가지수를 파악해왔다. 조사대상 품목은 쌀·두부·라면 등 소득 증감에 관계없이 구입하는 기본 생활필수품 (88개), 과일류 등 분기에 1회 이상 구입하는 생필품 (50개), 남녀기성복·운동화·중고교 납입금 등 가격변동이 민감한 품목 (16개) 등이다.  

그런데 난데 없이 50개 생필품이라니? 혹시 154개 품목을 잘 못 말한 것은 아닐까? 컴퓨터도 10일 동안 못 켜는 MB이니 그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것 아닌가? 

이럴 때 참모의 역할이 필요하다. 옆에 가서 살짝 물어봐야 한다. 혹시 154개 품목 아니냐고?  

그런데 주변의 참모들은 그런 역할을 안하는 것 같다. 컴퓨터 10일 동안 못 켤 때도 큰 도움이 안되더니, 지금도 손 놓고 있다.  

그 바람에 공무원만 헛 일 한다. 154개 품목을 중심으로 관리를 해오던 것을 이유도 없이 갑자기 50개 품목으로 바꾸려는 불필요한 노력 때문에, 정작 물가를 잡는데 필요한 노력은 분산되고 있다.  

이런 식으로 주변과 언론은 입 다물고, 국정은 우왕좌왕하다보면 조만간에, 뒷산의 갈대숲이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라고 속삭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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