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2/3 위기를 맞고 있는 이명박 정부
- Posted at 2008/03/17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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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동규 / 정치평론가
우스개 소리는 대개의 경우 웃자고 일부러 지어낸 얘기이지만, 어떤 것은 나름 대로 의미가 있다. 정치적으로 상당한 의미를 담고 있는 우스개 소리로 다음과 같은 것이 있다.
예전에 어떤 대통령이 이전 대통령을 몰아내고 집권하게 되었다. 이 때 이임하는 대통령이 3개의 봉투를 주면서 “위급한 일을 당하면 순서대로 열어보시오”라고 당부를 하였다.
처음에는 국민적 지지 속에 등장하였지만 인기가 영원 불변할 수는 없어, 어느 덧 새 대통령이 첫 번째 위기를 맞게 되었다. 위기 속에 번민하던 그는 불현듯 전임 대통령의 편지가 생각 났다.
그래서 풀어보니 편지 내용은 “모든 책임을 전임자에게 전가하시오”라고 적혀있었다. 이에 힌트를 얻은 새대통령은 나는 잘 하려고 하는데, 전임자가 잘못해서 이 모양이라고 모든 잘못을 전임자에게 돌렸고, 그 덕분에 위기를 모면하게 되었다.
그러다가 다시 두 번째 위기가 닥쳤다. 이 때 열어본 전임자의 두 번째 편지에는 “장관에게 모든 책임을 묻고 문책하시오”라고 되어있었다. 이에 힌트를 얻은 대통령은 장관에게 모든 책임을 묻고 문책하면서 이번에도 위기를 모면하였다.
다시 세 번째 위기가 왔다. 위기감 속에 펴본 세 번째 편지에는 다음과 같이 적혀있었다. “이제 3개의 편지를 써서 후임자에게 넘겨주시오”.
단지 우스개라고 하기 어려울 만큼 정치인들이 위기를 타개하는 방법과 비슷하다.
처음에는 전임자에게 책임을 전가하다가, 이것이 통하기 어려운 시점에는 아랫사람에게 책임을 돌리다가, 결국에는 자신이 물러나는 사례를 우리는 많이 보게 된다.
이 우스개 소리에 비춰보면 이 대통령은 벌써 2번째 봉투까지 개봉한 상태이다.
전임자의 업무 인수인계가 안되어서 어렵다, 이전 정권 사람들이 안 나가서 일이 안된다면서 전임자에게 책임 넘기는 첫 번째 단계와 새로 임명하려던 각료들이 이런저런 비리와 투기로 낙마하고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 두 번째 단계가 취임 며칠 만에 나타난 것이다.
취임 초에 3개의 봉투 중 2개를 이미 열어버린 이명박 대통령이, 사상 최초로 가장 빠른 속도로 낮아지는 지지도 속에서 어떻게 앞으로 5년을 버틸지 걱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