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오프 융합 평생교육 시스템을 설계하자

민경배 / 경희사이버대 교수

지식정보 사회는 곧 평생교육 사회이기도 하다. 사회 변동 속도가 날로 빨라지면서 끊임없이 교육을 통해 새로운 지식정보들을 습득해야 하기 때문이다. 배우고 익혀야 할 지식 정보들이 날마다 엄청난 양으로 쏟아져 나오고 있으며, 교육의 현장도 이미 학교 울타리를 넘어 사회 영역 곳곳에서 펼쳐지고 있다.

정부기구, 기업, 지역사회, 시민단체 등 여러 사회 단위에서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들이 운영되고 있다. 물론 아직까지는 오프라인 강의실에서 이루어지는 전통적인 집합 교육 형태의 프로그램이 대부분이다. 그러다보니 몇 가지 아쉬운 점들이 발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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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교육의 수혜가 보다 폭넓게 확산되지 못하고 강의실에 나온 사람들에게만 국한된다는 점이다. 오프라인 집합 교육 방식으로는 아무리 좋은 프로그램이 있다고 해도 시간과 거리가 맞아 떨어지지 않는다면 참석하기가 어렵다. 그러다보니 수요자 입장에서는 꼭 필요한 교육이라 해도 그림의 떡일 뿐이다. 또 공급자 입장에서도 기껏 공들여 준비한 강좌에 사람들이 많이 모이지 않으니 허탈감만 커지기 십상이다.

둘째, 교육의 내용이 축적되지 않고 일회성으로 끝난다는 점이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은 디지털 미디어 시대이다. 개개인의 소소한 일상조차도 사진이나 동영상으로 빼곡히 기록되고 축적되는 세상이다. 그런데 정작 유용한 교육 내용들은 제대로 축적되지 못한 채 강의실 허공 속으로 허무하게 증발되어 버리고 만다. 교육 내용을 현장에서 동영상으로 찍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증빙 자료나 홍보용 기념 촬영물에 그칠 뿐 공개되고 공유되는 일은 여간해선 찾아보기 힘들다.

셋째, 엇비슷한 내용의 교육이 제각기 다른 영역에서 중복적으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아 비효율적이라는 점이다. 어떤 한 분야가 사람들에게 인기를 끌면 그것에 관한 강좌가 곳곳에서 산발적으로 이루어지는 식이다. 강사 인력이 충분치 못한 분야에서는 똑같은 사람이 똑같은 내용의 교육을 여기저기서 진행하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교육을 꼭 경제 논리로 따질 일은 아니지만, 사회 전체적으로 보면 중복 투자로 인한 비용 낭비이다.

평생교육 수요는 갈수록 늘어가겠지만 동시에 이런 문제점들도 점점 확대될 것이 틀림없다. 이것들을 일거에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 있다. 바로 온라인 교육이다. 지금까지의 온라인 교육은 오프라인 교육과는 별도의 이-러닝 시장이 형성되어 이루어져 왔다. 강의실에서 진행되는 오프라인 교육과 스튜디오에서 제작되는 온라인 교육 콘텐츠가 각기 독자적으로 운영되고 있었다. 그렇다면 이 둘을 융합하면 어떨까?

강의실에서 진행된 교육을 다시 온라인 교육 콘텐츠로 가공한다면 앞서 지적한 문제점들은 간단히 해결될 수 있을 것이다. 누구나 시간과 공간에 구애받지 않고 편리하게 교육을 받을 수 있게 될 것이며, 강의실에서 진행되었던 교육 내용이 다시 온라인을 통해서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공개되고 공유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사회 각 단위에서 진행되고 있는 교육 프로그램들을 온라인 아카이브로 집적하여 활용한다면 불필요한 중복 강좌로 인한 비용 낭비까지도 막을 수 있을 것이다.

이미 미국에서는 대학이 앞장서서 온-오프 융합 평생교육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MIT는 2001년부터 ‘오픈 코스 웨어’(Open Course Ware) 계획을 수립하여 주요 강의들을 온라인에 무료로 개방하고 있다. 예일대도 최근 ‘오픈 예일 코스’ 프로젝트를 시작했으며, 버클리대학도 팟캐스팅 형태로 강의를 공개했다. 사실 한국이야말로 인터넷 열기와 교육 열기 두 분야에서 모두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나라가 아닌가? 게다가 17개 사이버대학이 8년 간의 운영을 통해 온라인 교육의 콘텐츠와 노하우까지 풍성히 쌓아 놓았다. 모든 여건은 충분하다. 이제 본격적으로 온-오프 융합 평생교육 시스템을 설계해야 할 때이다. 오프라인에서 증발되는 아까운 교육 프로그램들이 온라인의 숨결을 받아 새 생명력을 얻게 해야 한다.  (디지털타임즈, 2008. 3.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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