雲之南 윈난여행(6) - 100년전으로 타임머신을 타고간다
- Posted at 2008/03/13 10:47
- Filed under 여행
최정규 / 여행작가, 국내외 여행기획자
윈난 리장을 배경으로 한 최고의 영화 ‘천리주단기’를 모르시나요?
지금까지 나온 어떤 중국 여행안내서 또는 인터넷 싸이트, 블로그 등을 뒤져보아도 윈난 리장을 이야기할때 영화가 등장한다면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을 이야기한다. 그만큼 그 애니메이션이 우리에게 깊이 다가왔고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의 영향이 큰 것이리라.
하지만 필자는 잔잔한 감동임에도 가슴 울림이 커서 눈물이 흐르고 한동안 영화의 장면을 떠오르면 벅차 오르는 마음이 드는 영화-윈난 리장을 배경으로 한-를 발견했으니 그 영화가 ‘천리주단기’이다.
2005년도에 제작되어 2006년 여름 한국에 개봉한 거장 장이머우 감독과 우리에게도 익숙한 일본영화 ‘철도원’의 감독 후루하타 야스오가 함께 만든 중•일 합작영화이다. 당연히 배우들도 중국과 일본 배우들이 함께 나왔는데 주연을 맡은 다카쿠라 켄은 필자가 지금까지 가장 재미있게 본 액션영화 중 하나로 기억되는 20여 년 전 리들리 스콧 감독의 ‘블랙레인’에서 마이클 더글라스와 어깨를 겨누었으며 근래에는 영화 ‘철도원’으로 깊은 인상을 준 일본을 대표하는 명배우이다.
천리주단기는 주연배우인 다카쿠라 켄이 75세 때(위 사진) 촬영하였는데, 자신과 맞지 않아 의절하고 지내다가 암으로 죽어가는 아들이 촬영하고 있었던 윈난 리장 지역의 경극에 대한 필름을 완성시키기 위해 그곳을 찾아가는 아버지의 애잔한 마음을 깊은 연기로 녹여내는 노배우의 모습이 너무도 인상적인 영화이다.
게다가 천리주단기에는 리장 지역의 자연과 현지 주민들이 아주 자연스럽게 녹아있다.
아니나다를까 이 영화는 중국을 대표하는 거장 장이머우 감독이 영화 기획 단계부터 리장이라는 지역을 염두에 두고 만들었으며, 배우 역시 자신이 어린 시절부터 존경하였으며 영화의 지표로 삼았던 다카쿠라 켄이라는 이를 염두에 두고 시나리오 작업에만 4년을 들여 만든 영화라고 한다. 장이머우의 유명한 전작인 ‘붉은수수밭’과 ‘내 책상서랍속의 동화’ 에서처럼 촬영장소인 현지 주민들을 배우로 기용하여 더욱 그 지역(리장)의 현장감을 높여 자연스러운 영화를 만들어낸 점도 특징이다.
천리주단기는 전세계 평론가들의 호평을 받았고 개봉 당시 국내 평론가들도 중화주의로 물들어가던 장이머우 감독이 초심으로 되돌아온 작품이라며 거의 한결같은 호평을 보인 영화이다.
그런데…왜?
한국에서는 이 영화를 잘 모르지? 심지어 영화를 무척 좋아하는 사람들조차도?
이 영화가 한국에 개봉한 것이 바로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봉준호 감독의 영화 ‘괴물’이 개봉한 때와 맞물린다.
괴물에게 멀티플렉스의 서너개관을 동시에 할애했던 당시의 실상.
그로 인하여 한 극장에 여러 개의 상영관이 있음에도 머리를 디밀어보지도 못하고, 또한 올랐다 하더라도 일주일도 채 안되어 내려오는 영화들이 있는 실상.
그 실상의 큰 피해를 본 영화 중 하나가 바로 이 천리주단기이다. 장예모와 다카쿠라 켄이라는 중국과 일본 영화계의 거장이 오랜 기간동안 고민하여 만든 수작임에도 불구하고 천리주단기는 국내에서 머리조차 디밀어보지 못하였다.
예술성 있는 영화를 잘 상영하는 광화문의 씨네큐브 한 곳에서 그것도 조조 한 회에만 2주 정도 상영한 것으로 기억한다. 그 때 씨네큐브에 여러 할일을 제치고 아침에 찾아가서 본 것을 필자는 무척이나 다행스럽게 생각한다. 나중에 비디오가 출시된 후 다시 보며 큰 화면으로 처음 보았음을 다시한번 다행스럽게 생각했다.
리장에 여행가면 리장 고성의 입구나 호텔 벽면 등 곳곳에 다카쿠라 켄의 얼굴이 있는 천리주단기 영화 포스터를 보게 될 것이다. 필자도 지난 여름 리장에 들렀을 때 포스터들을 보고는 너무 반가운나머지 좋아만하다가 깜빡하고 포스터를 사진 찍어 두지 못하였다. (다음에 가면 꼭 찍어놔야지..^^*)
이제는 시간이 지나고 그런 영화가 있는지도 모르기에 잘 대여하지 않아 비디오 대여점에서 거의 사라졌을지 모르나, 영화를 좋아하는 분이라면 꼭 한번 동네에서 또는 온라인 대여점에서 찾아보시라. 절대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또한, 아직 리장에 가보지 않은 분이라면 영화를 보며 리장이 어떤 곳인가 어떤 사람들이 살고 있는가, 대략의 느낌을 전해받으시라.
또한, 영화에서 본 모습과 요즈음 실제 가서 보는 리장 고성의 모습이 얼마나 다른지를 확인하면, 한적하게 현지 주민들이 사는 모습을 볼 수 있는 곳이 자꾸 줄어드는 것을 안타까워하는 필자의 마음도 이해하시리라.
-
감동이 있는 좋은 영화도 감상하고 거기에 더하여 촬영지도 가보고
이제 영화라도 봐야겠군요 -
goo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