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힘이 정치를 바꾼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

4·9 총선이 이제 한 달 정도 남았다. 각 당은 이번 주 공천을 마무리하는 동시에 본격적인 총선 체제로 돌입할 전망이다. 시각에 따라 다를 수 있겠지만 이번 총선의 관전 포인트는 크게 세 가지다.

첫째, 총선 프레임으로 ‘안정론 대 견제론’ 중 어느 것이 부상할 것인가이다. 한나라당은 지난 대선의 압승 기세를 총선까지 몰아가면서 안정된 국정운영을 위해서 과반 의석의 확보가 필요하다는 ‘안정론’을 전면에 내세울 것이다. 반면 야당은 총선에서 만큼은 중앙권력과 지방권력을 장악하고 있는 새 정부에 대한 견제가 필요하다는 ‘견제론’을 제기할 것이다.

최근 민심 동향은 여당의 안정론보다 야당의 견제론이 탄력을 받는 것 같다. 새 정부의 인선 파문 등으로 대통령과 한나라당 지지율 상승이 꺾이는 동시에 이른바 ‘박재승의 난’이라고 불리는 부정 비리 인사들에 대한 예외 없는 공천 배제 결정으로 통합민주당에 대한 지지도가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고소영’과 ‘강부자’로 희화화된 내각 인선

실제로 대통령 지지도가 40%대로 떨어진 반면 10% 초반대에 머물렀던 민주당 지지도가 20%대에 육박하고 있다. 대선 직후 견제론은 호응을 받지 못했지만 ‘고소영’과 ‘강부자’로 희화화된 내각 인선 파동을 거치면서 국민들 마음속에 ‘이제 정부 여당을 견제해야 겠구나’하는 생각이 들게 된 것이 견제론 부상의 핵심 이유다.

둘째, 전통적으로 민주개혁 세력을 지지했던 유권자들이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가 관건이다. 지난 대통령 선거 직후 한국사회과학데이터센터가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진보의 31.4%가 정동영 후보를 지지했지만 이명박 후보는 이보다 많은 38.4%를 얻었다. 더구나 2004년 대선에서 노무현을 지지했던 유권자 중 44.9%가 이명박을 지지했지만 정동영 지지는 38.0% 불과했다.
 
20~30대 젊은 세대의 경우에도 이명박 49.5%, 정동영 20.2%였다. 특히 수도권에 거주하는 호남 출신 유권자들의 경우 정동영 지지는 49.0%였지만 이명박 지지도 34.7%로 예상보다 높았다. 지난 대선에서 이탈했던 이러한 진보 세력들이 과연 이번 총선에서 반한나라당 전선으로 결집할 것인가가 여야간 승패를 가늠 할 핵심 변수가 될 것이다.
특히 수도권에서 정당간 득표율 싸움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2004년 총선의 경우 수도권에서 1위와 2위 간에 3000표 이내에서 승부가 결정된 곳이 전체 109개 지역구 중에서 18곳(16.5%)이나 될 정도로 박빙 지역이 많았다.

셋째, 자유선진당의 성공 여부와 민주노동당과 가칭 진보신당 중 누가 국민의 지지를 더 받느냐가 관건이다. 선진당은 이회창 총재가 예산·홍성 지역구에 출마하며 충청권에 올인하고 있다. “돈 많고 땅 많고 목에 힘이 들어간 세력은 진정한 보수가 아니다”라며 한나라당을 공격하고 있는데 만약 선진당이 원내 교섭단체를 만드는 데 성공하면 한나라당과 보수 주도권 경쟁을 벌일 수도 있다.

지역주의 투표에 매몰되지 않아야

한나라당의 절대 우위가 이어질지 야권의 견제론에 힘이 실릴지는 남은 한 달 간 민심이 어떻게 변할지가 중요 관전 포인트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이번 총선을 통해 의정 60년을 맞이하는 대한민국 국회가 선진화되기 위한 토대가 마련되기 위해서는 유권자 스스로가 변해야 한다.

어느 정당이 국민 눈높이에 맞는 개혁 공천을 했는지 냉정하게 평가하고 지역주의 투표에 매몰되지 않아야 한다. 성숙한 민주주의는 국민이 만드는 것이고 정치를 바꾸는 힘은 정치인이 아니라 국민에게 있기 때문이다.

* 이 글은 내일신문과 동시 게재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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