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동규

원칙 없는 자치단체 통합논의로 전국적으로 혼란이 가중되고 있는 가운데 오세훈 서울시장이 기초 지방자치단체의 통합을 추진하겠다고 밝혀 비난의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오 시장은 지난 4일 한국지방행정연구원 주최로 열린 ‘한국 지방자치의 새로운 도전과 비전’이라는 주제의 국제컨퍼런스 직후 언론 인터뷰에서 “서울의 25개 기초지자체를 인구 100만 명 단위를 기준으로 10개 정도로 통합하면 가장 효율성과 경쟁력이 있을 것 같다”며 말하고 “지금 몇몇 자치구에서 통합에 대하여 고민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마도 지난달 26일 행안부가 발표한 ‘자치단체 자율통합 지원계획’에 자극받아 또 뭔가를 보여주려는 노력으로 보인다

서울시는 행안부의 계획에 대한 원론적인 재확인에 불과하다며 파문 확산 차단에 나섰으나 서울시가 늘 해 왔던 ‘치고빠지기’와 다르지 않다고 보여 오세훈 서울시장의 연이은 삽질에 깊은 우려를 하지 않을 수 없다

  

현재 통합이 거론되는 곳은 성남·하남·광주, 남양주·구리, 안양·과천·군포·의왕, 의정부·양주·동두천, 안산·시흥, 수원·화성·오산, 김포·강화·인천계양·인천서구 등이다

이미 해당 지역은 지역 주민 및 기초의회의 의견 청취, 수렴 조차도 없이 통합 논의가 진행되고 있어 ‘졸속통합논의’라는 거센 비난에 직면해 있다.


진작 통합의 필요성이 객관적으로 인정되는 영, 호남의 인구 10만 미만의 소규모 기초지자체는 논의를 시작조차 못하고 있는 시점에 유독 서울, 경기권 거대 지자체의 통합논의가 가속되고 있는 것은 단체장들의 눈에 보이는 정략적 차원의 접근 외에 또 뭔가가 있어 보인다


지난달 26일 발표된 ‘자치단체 자율통합 지원계획’에는 통합을 확정한 기초단체에게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주겠다는 내용이 있다

이는 지자체간의 민주적이고 자율적인 통합보다는 정부 주도의 인위적인 통합을 시도하는 것으로, 청와대와 한나라당이 추진하는 행정구역 개편을 통한 ‘정계 새판짜기’ 시도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정직하지 않은 정치세력’의 전술적 꼼수라는 의혹스런 시각이 설령 노파심이라고 해도, 지방자치의 역량 강화와 지역의 책임성 확보라는 취지를 훼손하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염려스럽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현재 논의되고 있는 수도, 경기권의 지자체 통합과정의 문제점을 면밀히 살피고 반면교사로 삼아 철저하게 지역주민의 의사에 따라 자율적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주민자치의 실현’이라는 지방자치의 취지에 부합하기 위한 지자체의 적정 규모가 얼마인지 살펴야 하며, 인센티브 제공이 지역주민의 의사결정에 왜곡을 부를 우려가 없는지도 살필 것이며, 통합에 따른 이해득실 및 문제점에 대해서도 살펴야 한다


이 모든 것을 논의하기에 앞서 오 시장은 지난 4일 인터뷰에서 “서울시 지자체를 10개로 묶겠다”라는 내용의 불경스러운 선언보다 “존경하는 시민 여러분은 지자체 통합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 하십니까”라고 먼저 물었어야 했다. 정중하게...


“한강 르네상스 보다는 풀뿌리 르네상스”를 고민하는 서울시장을 언제쯤 만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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