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이를 위한 연가 - 3 청이 엄마의 애통곡
- Posted at 2008/03/09 13:28
- Filed under 문화예술
유숙렬 / 전 문화일보 여성 전문기자, 전 2기 방송위원회 방송위원
엄마없는 청이!
내가 너를 낳고
죽은 것도 원통한데
어짜자고 네가
이 깊고 깊은 바닷속으로
몸을 던졌다는 말이냐!
이 바보같은 딸아!
내 아무리 네가 보고 싶은들
이 물 속에서 보고 싶겠느냐?
아무리
에미가 그리운들
어짜자고 네가
이 깊은 물 속으로
나를 만나러 왔느냐?
내가 너를 어찌
이 깊고 깊은
물 속에서 만나느냐?
어찌 이 깊고 깊은
바닷속에서
너를 만나느냐?
난. 싫다!
바닷속 용궁이
아무리 좋다 한들
땅 위의 네 아비의 집이
아무리 누추하다 한들
이 깊은 물 속에 비할소냐!
내 딸아!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내 딸아!
내 자궁에 다시 넣어도
아프지 않을 내 딸. 청이야!
너는 멀쩡히 뜬 눈으로
아무 것도 보지 못하는
장님이었구나!
못난 부모가 너를
병신으로 만들었구나!
그러나 이제
어지러운 세상을
탓하면 무엇하랴!
각박한 인심을
탓하면 무엇 하랴!
내 딸아!
내 너를
다시 낳으리라!
돌아가거라!
네가 있을 곳은
이 깊은 물 속이 아니라
세상 속이니라!
아무리 이승이 싫다 해도
개똥으로 구른다 해도
이승이 좋다고들 하지 않느냐?
내 너를
다시 낳으리라!
돌아가거라!
이승으로 돌아가거라!
발뿌리에 차이는
돌멩이로 굴러도
네가 있을 곳은 이승이니라!
내 다시 죽는
한이 있더라도
너를 다시 낳고 싶다.
너를 다시
이 세상에
내보내고 싶다.
내 딸. 청이야!
동냥젖이라도 좋다.
살아만 다오!
이 엄마 없이
아버지가 너를 키웠다.
앞 못 보는 아버지가
너를 키웠다.
사랑도 소용없고
부귀영화도 소용없다.
목숨이 제일 중하니라!
괜찮다.
아무 젖이라면 어떠냐?
뺑덕어멈 젖이라도 괜찮고
곰배팔이 젖이라도 괜찮다!
누구의 젖이라도
많이만 먹고
얼른 얼른 자라거라!
그리고 아버지는
뺑덕어멈에게 맡기고 너는
꽃다운 이쁜 신랑 만나서
오순도순 재미있게 살아라!
알콩달콩 깨가 쏟아지게 살아라!
살아야 한다.
살아서 별같이
반짝반짝 빛나는 눈을 지닌
이쁜 딸을 낳아라!
내 딸. 청이야!
내 너를
다시 낳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