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하마을을 다녀왔습니다.
조문객들이 헌화하고 묵념하는데는 1분도 채 걸리지 않았지만,
그 짧은 시간을 위해 수많은 사람들이 여러 시간 차를 타고 달려와
또 여러 시간 퇴약볕 아래 길게 줄을 서서 분향 순서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노 대통령이 지난 4월 22일 홈페이지에 이렇게 마지막 글을 남기셨다죠?
"더 이상 노무현은 여러분이 추구하는 가치의 상징이 될 수 없습니다. 여러분은 저를 버리셔야 합니다"라고.

하지만 노 대통령은 스스로를 버리는 선택을 함으로써
여전히 우리들이 추구하는 가치의 상징으로 남으셨습니다.
그래서 결코 노무현을 버릴 수 없는 사람들이
1분도 채 않되는 그 시간을 위해 지금도 기꺼이 봉하로 향하고 있나 봅니다.


서울에 돌아와보니 서울역 앞에도 새로 분향소가 설치되어 있었습니다.
이곳에도 짧은 분향을 위한 추모객들의 행렬이 멀리 남영역까지 이어졌습니다.
그리고 분향소 옆에는 노 대통령의 상징색인 노란 리본에 시민들이 추모글을 적는 자리가 마련되어 있었습니다.

추모의 글을 담은 노란 리본들이 나란히 묶여 있습니다.

이 광경을 보며 아주 오래 전 읽었던 '노란 손수건' 이야기가 문득 떠올랐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이 살아 돌아오기를 기다리며 마을 어귀 떡갈나무 가득히 노란 손수건을 매어 놓았다는 그 감동적인 이야기를.....

5월 29일 노무현 대통령 국민장이 서울에서 거행되기로 결정됐다고 합니다.
그래서 감히 꿈꿔 봅니다.
국민장이 거행되는 서울 도심 전역이 노무현 대통령의 상징색인 노란색으로 물결치는 꿈 말입니다.

이렇게 분향소 한 귀퉁이에만 노란 리본이 매어져 있는 것이 아니라
운구 차량이 지나가는 도로의 가로수 가지마다 노란 리본이 가득 묶여져 있고
모든 추모객들이 노란 손수건을 흔들며 노 대통령의 마지막 가시는 길을 배웅해 드리는
그런 장엄한 광경을 한 번 꿈꿔 봅니다.

비록 나무 한 가득 노란 리본 매어 둔다고 해서, 그리고 노란 손수건 손에 쥐고 흔든다고 해서
노 대통령이 살아 돌아오시야 않겠지만
2002년 우리가 노란색 가득 세상을 물들이며 그 분을 대통령으로 맞이했듯이
마지막 가시는 길에도 노란색 가득 세상을 물들이며 그 분을 마음 속 영원한 대통령으로 기억하고 싶습니다.

"한 사람이 꿈꾸면 그냥 꿈일 뿐이지만, 여러 사람이 꿈꾸면 현실이 된다"는 말이 있습니다.
분향소마다 추모객들의 행렬은 내일도, 모레도 계속 이어질 것입니다.

국화꽃 한 송이 올리고, 묵념 마치고 분향소를 내려오는 길에
저마다 노란 리본 하나씩 준비해서 나뭇가지에 매어둔다면
노 대통령의 운구가 서울로 올라오는 5월 29일 쯤에는
온 거리가 노랗게 물들어 있지 않을까요?

바로 이렇게 말입니다.




민경배 | 경희사이버대 교수 blo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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