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 지역감정 재결집한다

 

최동규 

내년 지방선거 시점에서 유권자들의 투표성향은 어떻게 될까? 분석할 지점은 여러 가지이다. 이번에는 지역감정 재결집 여부(특히 민주당 관련)에 대해 언급하고자 한다.

호남당 민주당은 끝났다? 

내 나이 올해 50이다. 60년생에 80학번이다. 386세대 첫줄이다. 우리나라에서 386하면 젊은층의 표상인데, 어느덧 아니다. 적지 않은 나이다.

얼마전 토론회에서 7080이 새로운 정치세력으로 나서서 지방선거판을 주도하자는 주장이 나왔다. 이에 한 젊은 토론자가 ‘장수무대 다음 코너가 7080인데 무슨 새세력이냐’고 비꼬았다. 웃음이 터졌다. 그런데 생각하니 틀린 말도 아니다. 7080이면 어느덧 4,50대이다. 60 이상이 장수무대 그룹이라고 보면 이미 새세력이 아니다.

그래도 아직 젊다는 느낌이다. 젊어서 그런지 만나면 토론이 많아진다. 주변의 동년배들과 만나면 한나라당에 대해서는 비판 일변도인데, 민주당에 대해서는 이견이 발견되고 논쟁으로 이어진다. 논쟁점은 여러 가지이다. 그 중 하나가 이제 지역감정이 많이 완화되었기에 호남당인 민주당은 미래가 없다는 지적이다.  

호남 2,3세대는 지역감정이 없다? 

민주당 비관론자들은 몰표를 던졌던 호남인들이, 특히 수도권에 거주하는 호남 2,3세대들의 지역감정이 이제는 옅어졌다고 본다. 그래서 지난 대선 총선에서 졌다고 분석한다. 그러니 호남표를 기초로 정당을 하겠다는 민주당은 미래가 없다는 주장이다.  

영남은 지역감정으로 뭉치고, 호남만 흩어진다? 

영남은 지역감정이 안 없어지고 호남만 없어지나? 영남은 여전히 똘똘 뭉쳐서 영남정권을 창출했다. 왜 호남만 지역감정이 없어질까?

정답은 ‘아니다’이다. 영남은 정권을 되찾아야 하기 때문에 뭉친 것이다. 호남은 10년 집권으로 권력 소외감이 해소되고, 더 직접적인 이유는 노무현 정부에 대한 섭섭함으로 안뭉친 것이다. 투표를 안한 것이다. 심지어는 ‘화김에 서방질한다’고 한나라당으로 몰려가기도 하였다. 

앞으로도 안 뭉치나? 

최근 민주당 지지도가 10%대에서 정체하는 등 전통적 지지표가 여전히 결집하지 않고 있다. 계속 이럴까? 결집은 언제? 아직 이르다. 결집되려면 시간과 계기가 필요하다. 이명박 정부의 실정과 지역차별에 대한 분노가 더 축적되어야 한다.

시점은 내년 지방선거 정도가 되지 않을까? 선거라는 경쟁이 전통적 지지자를 움직이게 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특히 바닥 선거로서의 성격이 강한 지방자치선거는 더욱 지역적 결집에 의존하게 될 것이다.  

지역감정은 쉽게 안 없어진다 

80년대 말의 일이다. 한 후배와 얘기를 나눴다. 그는 ‘망국적인 지역감정은 금방 사라진다. 이미 사라지고 있다. 민중후보를 밀어야 한다. 민중의 정치세력화를 통해 보수정치판을 끝장내야 한다. 금방 된다’고 얘기했다.

나는 동의할 수 없었다. 그렇게 쉽게 지역감정이 없어질까?  

며칠전의 일이다. 상가집에서 동년배 활동가들을 만났다. 많은 사람들이 ‘호남표 결집은 이제 끝났다. 민주당은 불임정당이다’고 지적했다. 과연 그럴까? 

20년전인 80년대 말에 금방 끝장난다던 지역감정은 지속되고 있다. 아직도 화두이다. 그렇다면 금방 끝난다는 진단이 엉터리 아닌가? 

선진국에도 지역감정 있다 

우리는 지역감정 때문에 한국이 금방 망할 것처럼 걱정한다. 한국에만 있는 괴물 보듯이 한다. 망국병이라고 진단한다.

그런데 외국을 나가보면 우리나라의 결집도는 높은 편이다. 상당수의 외국은 아예 민족이 다르다. 지역이 달라도 서로 으르렁 거리는데, 그들은 인종이 다르고 민족이 다르다. 당연히 결집도는 우리나라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취약하다. 결코 결집이 잘되어서 국가가 유지되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잘 모를 뿐이다.

지역감정도 모든 나라에 다 있다. 심지어 독일 같은 경우는 아예 특정 주에서만 활동하는 정당이 따로 있다. 미국, 중국 등의 지역감정도 심각하다.

이처럼 국가 내의 이질적 요소, 긴장적 요소는 어느 나라든지 있다. 그리고 이런 차이는 쉽게 없어지지 않는다. 중고등학교 시절 같은 반 내에서도 패거리를 나눠 어딘가에 소속되려고 하는 것이 사회적 동물인 인간의 본성이다.  

지역감정은 구조적으로 재생된다 

작은 회사, 젊은 사람 위주의 회사 내에서는 지역감정이 별로 드러나지 않는다. 그러나 사회 전체적으로는 그렇지 않다. 큰 회사들은 영남파, 호남파, 심지어는 충청파 나눠져 있다. 평생 같이 가는 동반자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한 선배가 요직에 가면 같이 잘 풀린다. 그러다가 윗 선배가 물 먹으면 함께 한직으로 밀려난다. 지방으로 전근 간다. 이렇게 평생을 한 회사에서 경쟁하면서 산다. 신입사원들도 새로 오면 그 밑으로 들어간다. 지역감정이 후배세대로 이어진다. 여기에서 자유롭기 어렵다.

어렵게 생각할 것 없다. 우리의 경우를 되돌아보면 된다. 우리도 새로운 조직에 가게 되면 혈연, 학연, 지연 등 연고자랑 쉽게 가까워진다. 사업을 하면 혈연, 학연, 지연을 최대한 활용한다. 먹고사는 베이스캠프이다.

심지어는 식당도 골라 다닌다. 호남 사람들은 호남 사람이 운영하는 식당을 자주 찾는다. 영남 사람 역시 영남식당 찾기는 마찬가지이다. 우리가 원하든 원치 않든 지연은 이렇게 인생과 같이 묻어가는 것이다.  

지역정당에 매몰되어서는 집권 못한다 

영, 호남을 기반으로 하는 한나라당, 민주당은 우리나라 제1, 2정당이다. 이들이 지역을 거점으로, 중원인 수도권으로 진격한다. 신라, 백제가 한강을 차지하려고 싸웠듯이... 지역기반은 인구수에서 우위인 한나라당이 유리하다. 하지만 먹고살 것이 적어서 수도권으로 이전한 사람은 호남이 더 많다.

그래서 최종 승부처인 수도권 격전까지 합산해봐야 선거에서의 승패가 판가름난다. 양당 모두 지역정당에만 매몰되어서는 수도권에서 이길 수 없다. 수도권 중간층의 표심을 잡아야 집권할 수 있다. 특히 영남보다 인구수가 적은 호남을 기반으로 하는 민주당은 더더욱 수도권 유권자에게 호소력이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역당 수준에 머물러서는 안된다. 하지만 이 말과 호남인의 결집은 이제 끝났다는 진단은 완전히 다른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진단이 정확해야 현실적 대안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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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재보궐선거, 정동영출마가 맞다

    Tracked from 거다란 2009/03/21 08:41 Delete

    김민석 얘기부터 먼저해보자. 2002년 대선에서 김민석이 정몽준에게 붙자 개혁진영에서 거대한 분노가 일었다. 분노는 곧 노무현에 대한 동정으로 이어져 지지세를 단단하게 만들었다. 이후 노무현 지지도는 하락세를 그치고 상승세로 돌아서 정몽준과 비슷한 지지세를 유지했다. 만약 당시 김민석이 정몽준에게 가지 않았다면 지지도 추세상 노무현은 정몽준의 지지율을 밑돌았을 확률이 컸다. 단일화후보 자리를 정몽준에게 넘겨줬을 수 있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김민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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