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수민족을 만나러 윈난성에 간단 말이지
?


                                  최정규 / 여행작가, 국내외 여행기획자


 

소수민족이 단어가 그토록 정겹게 느껴지는 것은 내 자신이 마이너리티이기 때문일까?

중국 인구는 현재 13억 정도통계에 잡히지 않는 인구까지 합치면 대략 14억에 육박할 것이라고 한다. 그 중 소수민족의 인구는 얼마나 될까? 전체 인구 중 약 8% 정도. 그러면 1억명이 넘는다. 1억명이라고 하니 어째 소수민족의 소수라는 말이 무색해지는것 같다. 중국에서 현재 소수민족이라 공인된 민족의 수는 55개에 달한다. 여기 저기서 자기들도 독자적인 소수민족이라 주장하며 인정해달라고 하는 인구도 백만명에 달한다. 이들이 독자적인 소수민족이라 공식적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것은 인구가 적기 때문이란다. (하지만 그것은 공식적인 중국 정부의 입장일뿐, 1979년 마지막 55번째 소수민족으로 지정된 지누족의 경우 전체인구가 겨우 2만명 조금 넘는 것으로 봐서, 중국 정부의 공식적 소수민족 인정은 정치, 사회적 이유가 더 큰 것 같다. 예를 들어, 인구는 적어도 관광자원화 하기에 용이하다든가 하는 그런 이유들...)  

해당 민족의 구성인구가 적어 소수민족으로 공식 인정 받지 못하는 이들에게는 ‘~~이라는 호칭이 붙기도 한다. 윈난 북동쪽 사천성과의 경계 지역인 루구후에 주로 살고 있는 지구상 마지막 남은 모계씨족사회라 불리는 모서인은 그래서 모서족이 못되고 모서인인 것이다. ‘~~‘~~이라 표기한 한국의 책들이 틀렸다고 필자의 중국 친구가 한번 지적해준 적이 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나시족 아가씨와 할머니. 아래 할머니의 복장은 리장 지역의 노동복이지만 그것이 중국 다른 지역까지 일반화된 노동복은 아닌듯하다. 민족 고유 복장의 특색을 몇 개 따와서 인민복에 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제는 많이 바뀌었지만 지난날의 사회체제와 전통문화가 교묘하게 타협점을 찾은 사례라고나 할까?  



1개 민족인 한족이 인구의 92%를 차지하고, 나머지 55개 소수민족 모두를 합친 인구가 나머지 8%라니 과연 중국이라는 나라가 한족들의 땅이라 단정지어도 틀린 말은 아닐듯 하다. 하지만 중국의 역사를 보아도 갸우뚱하고 지도를 펴 들어도 갸우뚱하게 된다. 55개 소수민족 중 하나인 몽골족은 중국 역사상 가장 광대한 영토를 차지하였던 원나라를 세워 세계를 호령하였으며 만주족은 중국의 마지막 왕조인 청나라의 주인이었다. 인구의 8% 밖에 되지 않는 소수민족들이 수백, 수천년전부터 살아왔으며 현재도 살고 있는 중심 터전은 얼마만한 영역일까? 인구가 8% 밖에 되지 않으니 그 터전도 좁겠지? 중국지도를 펴 들면 한눈에 확인이 가능하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광대한 중국 대륙의 가운데와 동쪽을 제외한 북쪽, 서쪽, 남쪽의 상당 부분이 별도의 경계로 표시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북쪽의 내몽골 자치구, 영하회족 자치구, 서북쪽의 신강위구르 자치구, 서쪽의 서장 자치구(티벳), 남쪽의 광서장족 자치구 등의 거대 공간이 마치 국경처럼 그어져 있으며, 그 외에 자치구보다 작은 단위로 한반도와 붙어 있는 길림성의 조선족 자치주부터 시작하여 중국 전역에 소수민족들의 자치주와 그 아랫단위로 자치현이 구분되어 있다. 8%밖에 되지 않는 인구에 비해 엄청 넓은 땅에 거주하며 또한 중국 전역에 퍼져 있음을 알 수 있다. 예전에는 한족들과 겨루며 각각 중국 대륙의 또다른 주인이었음을 짐작할만하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윈난 남방지역 와족의 전통 춤. 남자도 여자도 어찌나 건강미가 넘치던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루구후에서 배의 키를 쥔 모서인 아주머니의 강인하지만 순박하고 넉넉한 미소가 곱다


그런데 소수민족들의 거주 지역을 가만히 보면 그 위치에 비교적 비슷한 특징이 하나 있음을 알게된다. 중국 영토 중  주로 국경 지역에 소수민족들의 자치구나 자치주가 몰려 있는 것이다.(해안선을 제외한 육지의 중국 국경선이 2만2천여km에 달하는데 그중에서 1만9천여km가 소수민족의 거주지역이다) 중국 대륙의 여러 민족들은 서로 떨어져 있는 영토의 거리만큼이나 서로 다른 문화와 생활방식, 집단을 이루고 살아왔으나 국가권력으로 인하여 중국이라는 테두리로 묶여 있는 것이다. 그 옛날 언젠가는 한족들의 나라들과 국경을 맞대고 싸우고 교역하였던 이웃 민족과 집단, 국가들이 역사속에서 여러 사연과 과정을 거치며 중국이라는 나라의 테두리로 묶여 버린 이들이 바로 지금의 중국 소수민족들인 것이다. 그 여러 사연들 중에는 1950년 티벳 침공처럼 전쟁을 통한 합병의 사례가 대부분이겠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닝랑 이족자치현에서 만난 예쁜 아이. 9살쯤 됐을까.


사용자 삽입 이미지
따리의 남조풍정도에서 만난 웨딩사진 촬영하러 나온 바이족(白族) 커플. 마치 내가 웨딩사진 촬영기사가 된 듯 두 명이 나란히 서서 사진 찍게 되었다. 남조풍정도는 따리의 얼하이호수에 있는 섬으로 옛 대리국 왕실의 휴양지로 쓰이던 곳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중국을 여행한다는 것이 다채로워질 수밖에 없지 않은가? 세계 3위의, 사람 사는 땅으로만 친다면 세계 1위의 광대한 영토이니만큼 그 자연환경도 서로 무척이나 다르기에 여행의 느낌 역시 다채로워지는데 게다가 각각의 소수민족들은 중국이라는 나라이름 하나로 설명하기에는 도저히 불가능한 완전히 다른 문화와 뿌리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니 그 여행이 얼마나 다채로워지겠는가.


사용자 삽입 이미지
따리 고성에 있는 박물관은 숨겨진 좋은 탐방지이다. 박물관의 전시물은 별로 없지만 박물관 옆과 뒷마당의 운치가 더없이 좋다. 폐허가 되다시피 자연스럽게 놓여진 목잘린 석조 유물 등이 (야외전시관이라 부르기에는 부족한) 마당의 멋을 더욱 살리고 있는 곳이다. 마침 바이족 전통 복장을 한 아가씨가 뒷뜰에서 걸어나오는 것이 보여 반사적으로 카메라를 들었다.(원래 난 그런짓 잘 못하는데...^^*...워낙 주변 운치와 아가씨가 잘 어울려서리...) 갑자기 카메라를 꺼내들어 화낼까 걱정하였으나 내가 가볍게 목례를 하자 수줍게 웃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리장 고성의 소원등 파는 소녀. 고성의 수로에 이 등을 사서 띄우며 소원을 빈다. 주로 연인들이 하더만...(이것도 몇년사이 새로 생긴 리장고성의 풍경 중 하나이다)
 



이 글의 테마인 윈난성은 어떨까? 소수민족들의 전용 터전인 자치구가 아니니 소수민족들이 그리 많지는 않을 거라 생각할 수 있다. 과연......그럴까?

윈난성에는 55개 소수민족 중 자그마치 25개 소수민족들이 모여 산다. 공인된 중국 전체 소수민족분류 중 절반에 가까운 아주 다양한 소수민족이 모여 있는 것이다. 그 중에는 특히, 윈난에만 있는 민족이 15개나 된다고 한다. 윈난성 대부분의 지역에 아주 다양한 소수민족의 자치주와 자치현이 분포되어 있다고 보면 된다.
윈난성의 소수민족은 인구에 있어서도 만만치 않다. 중국정부의 인구조사 통계상으로 전체 성 중에서 소수민족이 가장 많이 사는 곳이 윈난성이라 확인된다.
윈난성의 인구가 5천만명에 육박하는데 그 중 3분의 1 이상이 소수민족들로 구성되어 있다.

여기까지 듣고나면 의문사항이 하나 생기지 않으시는지?
그렇다면 왜 윈난성은 서장자치구(티벳)나 내몽골자치구처럼 소수민족들의 자치구가 되지 못하였는가 말이다. 그 해답은 '다양하기 때문'이다. 다른 소수민족 자치구는 어떤 단일민족이 그 지역 인구의 상당수를 차지하여 그 소수민족 이름을 붙여 자치구라 만들었는데, 윈난은 25개나 되는 소수민족이 어우러져 살다보니 어떤 특정 민족의 이름을 붙여 자치구를 만들 수가 없는 것이다.
하지만 구체적인 소수민족들의 분류를 알 수 있는 윈난성 내의 각 소수민족 자치주와 그보다 작은 단위인 자치현의 현황을 알면 윈난성이 어떤 곳인지 짐작할만하다.
꽤 넓은 영역을 차지하는 소수민족 자치주가 윈난성 안에 8곳(물론 중국의 어떤 성보다 많은 숫자다. 중국 전체 소수민족 자치주의 수가 30곳이다)있으며, 소수민족 자치현은 자그마치 29곳(역시 어떤 성보다 많은 숫자다. 중국내 소수민족 현황 분류표를 보면 윈난성의 자치현 페이지만 한페이지를 넘어간다. 중국 전체 소수민족 자치현의 수는 124곳이다)이나 된다.
이렇게 다양한 소수민족들이 집단적으로 모여 살고 있는 윈난성. 다채로움과 이색적인 꺼리들이 듬뿍듬뿍 쏟아질것 같지 않은가? 이것만으로도 윈난성이 왜 훌륭한 여행지인지 짐작할만하지 않은가? 윈난을 지나며 보는 사람들과 사람들 사는 모습 모두가 그 자체로 독특한 문화이다. 그래서 허름한 식당 복무원 한명도 예사로이 보아 넘기지 못한다
.

사용자 삽입 이미지
식당에서 만난 이족 아가씨가 사진기를 들이대자 처음엔 어쩔줄 몰라하며 쑥스러워 하더니 계속해서 몇 컷을 찍었더니 살짝 치마까지 펼쳐 보이는 포즈를 취해주었다^^v


사용자 삽입 이미지
55개 소수민족 중 마지막 55번째 소수민족으로 1979년 중국정부로부터 인정받은 지누족---의 복장을 한 따이족 현지 가이드 아가씨. 눈치 빠른 분은 합장 한 손을 보고 따이족인줄 알았을 것이다. 태국 민족의 기원이 윈난의 따이족(태족)이라는 학자들의 주장이 많으며, 따이족 역시 소승불교가 생활화되어 있다. 지누족과 따이족은 모두 열대성기후 지역인 윈난 남방의 시솽판나 인근에 많이 사는 민족이다. (이 지역과 인근 지역들이 보이차의 생산지이자 1차 집산지들이다)
따이족 자치주가 있을 정도로 따이족이 많으므로 복장이 너무 흔하고, 따이족 복장은 sexy하기만 하고 활동성이 적어 지누족 복장을 하였다는 이웃집 동생같은 아가씨. 오른쪽은 필자. 필자 역시 오랜 여행으로 얼굴이 타고 둘다 동글동글한 느낌이라 오누이같지 않은가? ^^*

 <사진들은 저자의 창작물입니다.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CCL 예외>


Daum 블로거뉴스
블로거뉴스에서 이 포스트를 추천해주세요.
추천하기

Trackback URL : http://basilica.co.kr/trackback/50 관련글 쓰기

  1. [중국,따리] 따리 고성 (Dali Old Town Yunnan China)

    Tracked from 월풍도원(月風道院) - Delight on the Simple Life. 2010/09/25 18:48 Delete

    진열대에 누워 있는 부두 인형 - 중국 운남 따리 고성 고성 - 중국 운남 따리 고성 귀여운 인형 장식들 - 중국 운남 따리 고성 천국으로 가는 계단 - 중국 운남 따리 고성 카페가 많은 거리 - 중국 운남 따리 고성 유연한 철사 로봇 - 중국 운남 따리 고성 골라 먹는 재미가 있는 음식점 - 중국 운남 따리 고성 찻집 겸 술집 - 중국 운남 따리 고성 따리 고성의 야경 - 중국 운남 따리 고성 유얼마을에서 워크캠프를 마치고 따리 고성으로 나와서 하..

« Previous : 1 : ... 689 : 690 : 691 : 692 : 693 : 694 : 695 : 696 : 697 : ... 734 : Nex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