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위의 남자, 소년의 책임감을 배우라
- Posted at 2008/12/30 20:51
- Filed under 문화예술
<벼랑 위의 포뇨> 리뷰
미야자키는 인어공주의 사랑을 알아보지 못하고 비극으로 몰고 간 동화 속 왕자가 한심했던 모양이다. 이를 질책하듯 아무런 역할도 하지 못하는 성인 남자들을 불러낸다. 포뇨의 아빠는 소심증에 걸려 아무 결정도 하지 못하고 소스케의 아빠는 일에 쫓겨 바다에 난파된다.
반면 여성의 역할은 그 어떤 작품보다 강하게 표현됐다. 소스케의 엄마는 가사와 육아는 물론이고 마을 주민들까지 보호한다. 포뇨의 엄마는 두 주인공의 사랑을 위해 협상 테이블에 나서고 양로원의 할머니들은 모든 일에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남성은 못했지만 여성이 해낸 많은 일들 속에서 '사랑한다고 말하는 만큼 책임지지 못하고 사는 이 시대의 아저씨'들을 무릎 꿇게 만든다.
눈코 뜰새 없이 바쁘다는 아빠들의 연말연시. 가족을 위해 쥐꼬리만 한 시간을 내놨다면 엄마들이 나서서 영화관으로 아빠를 모시자. 즉석에서 아이들과 함께 흥얼거릴 수 있는 엔딩 타이틀곡을 들으며 아빠의 반성을 촉구하자.
글/ 박석환(만화평론가, www.parkseokhwa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