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예산은 사회공공성 확대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 Posted at 2008/12/18 10:44
- Filed under 복지국가소사이어티
[복지국가소사이어티 논평]
지난 주말, 한나라당이 2009년 예산안을 단독 통과시켰다. 그러나 다수의 국민들은 내년 예산의 의미가 어떠한 것인지, 아직 피부에 잘 와 닿지 않는다. 우리는 복지국가의 관점에서 내년 예산의 구조적 문제를 파악하고 그 대안을 제시해 보고자 한다.
첫째, 과도한 SOC 부문의 증액 문제다.
기획예산처와 KDI가 2005년에 발간한 ‘한국의 SOC 축적도에 대한 연구’에서 밝히고 있듯이 철도를 제외한 우리나라의 SOC는 지금 당장 중지하여도 120% 정도 과잉된 상태이다. 이미 우리나라의 산업 구조는 70년대와 달리 토목과 건설업이 성장을 주도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 오늘의 건설업은 낙수효과(trickle down effect)도 적으며, 고용을 보장할 수도 없는 구조로 재편되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4대강 정비와 도로 등 SOC의 건설에 치중하는 것은 개발독재 시대의 경제 전략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경제위기는 산업구조 재편의 기회이기도 하다. 따라서 경기하강 상황에서 국가의 재정운용은 적극적 고용정책과 재교육 등으로 산업구조의 재편을 지원해야 한다. 만약 경기 하강 국면을 산업구조 재편의 기회로 활용하지 못한 채 효과가 낮은 SOC에 예산이 집중된다면 그것은 달리 말해 변화와 발전의 기회를 박탈당하는 것이기도 하다. 이는 향후 십 수 년 간, 더 큰 경제적 난국을 초래할 위험이 있는 잘못된 경제정책 방향이다.
두 번째, 사회적 약자의 보호를 위한 지출항목이 취약하다.
188조원의 일반회계 중 SOC에 투자되는 21조원, 대기업에 집중되는 산업, 금융 지원 13.2조원, 국방 분야 27.8조원과 교통시설 특별회계 14.1조원 등을 제외하고 나면, 대부분이 경직성 경비로 지출되도록 구성되어 신규 사업비용은 거의 없어지게 된다. 정부는 예산안을 설명할 때 경제난과 일자리 창출을 내세웠지만, 대상자별 예산을 보면 취약계층 관련 예산, 아동, 학생, 청년, 근로자, 소상공인과 중소기업 등을 지원하는 예산은 모두 1조원 이상 되는 규모를 발견 할 수 없다.
당장 50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는 실업자와 강제 퇴직자, 미취업자들의 문제, 가장의 실업으로 파괴되고 해체될 가정의 문제, 버려질 노인들의 문제, 최저 보험료도 내지 못하여 의료 혜택에서 소외될 건강보험 체납자 150만 명과 실직 이후 생계가 막막해질 분들에 대한 관심과 대책은 어디에서 만들어 낼 것인지 뚜렷한 대책이 없다.
2009년 예산은 경제위기 상황을 전제로 이에 대한 대응 전략 차원에서 작성, 집행되어야 한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복지국가 소사이어티는 적극적인 재정 투자와 어느 정도의 적자 재정 편성에도 찬성한다. 그러나 그렇게 형성된 재원은 산업구조를 고도화하고, 국민들의 삶을 개선하여 복지국가를 앞당기는 데 사용되어야 한다. 우리는 주로 인적 자본 중심의 성장 동력 확충에 재정을 활용할 것을 주장한다. 이는 다음과 같은 구체적인 방안 등으로 접근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첫째, 대학생 등록금 완전 후불제를 전면적으로 실시해야 한다. 이를 통해 학부모의 학자금 부담을 줄여주고, 학생들이 마음 놓고 공부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또한, 방과 후 교실 활성화로 38조원 규모의 사교육을 공교육으로 흡수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둘째, 높은 분양가 때문에 생긴 미분양 아파트를 최소한의 비용으로 적극 매입해 저렴한 국민 임대주택을 공급해야 한다. 이를 통해 전체 주택과 아파트의 30% 정도를 저가의 장기 임대주택으로 활용해야 한다. 정부가 건설기업의 수익을 보장하는 데만 정책의 초점을 맞추어서는 안 된다.
셋째, 정부의 공적 구제자금이 투입되는 기업과 은행은 이번 기회를 적극 활용하여 공영화해야 한다. 미국도 자체 구조조정이 전제되지 않는 자동차 산업지원이 상원에서 부결된 바 있다. 또한, 그동안 민영화 하였던 각종 공기업들을 다시 국유화하고, 공기업화 하는 것은 이번 경제난에 대응하는 대부분 OECD 국가들의 정책 방향이다. 우리나라도 국민이 부담하는 세금과 향후 정부에서 지출할 비용으로 조성되는 구제금융은 공공화 및 국유화를 교환조건으로 투입하여, 지나치게 낮은 공공 부분의 비중을 이번 기회에 정상화해야 한다.
넷째, 실업 수당과 연계된 근로자 재교육, 전국적인 고용알선체계의 도입 등 적극적 노동시장정책에 과감한 재정 지출이 필요하다. 이를 통하여, 국가가 새로운 산업의 등장을 지원하고 인적 자원 중심의 성장 동력을 확보해 산업 구조의 변화에 대한 선제적 투자를 이끌어야 한다.
다섯째, 법정 국고지원액의 확대와 연계한 보험료 인상으로 건강보험 보장율을 85% 이상으로 확대해야 한다. 건강보험에 대한 국고지원 확대를 통해 연간 90조원에 이르는 가계의 사보험비를 줄여주고 국민의료비의 36%에 이르는 국민들의 의료비 본인부담을 완화시켜야 한다.
앞으로 (사단법인) 복지국가 소사이어티는 이상과 같은 정책방향을 위한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하면서, 시민사회단체 및 개혁적인 세력들과 함께 역동적 복지국가의 실현을 위해 노력해 나갈 것이다.
2008. 12. 18
(사단법인) 복지국가소사이어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