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정책 여전한 마이웨이
- Posted at 2008/11/14 21:40
- Filed under 시사
김형준 명지대 교수, 정치학
최근 경제위기는 "신뢰의 위기"
이명박 정부는 미국과 300억달러 규모 통화 스왑 체결로 일단 금융위기의 급한 불은 껐다.
하지만 한국 경제는 통화 스왑 샴페인에 도취될 만큼 그리 한가롭지 못하다. 산업 생산이 7년 만에 마이너스를 기록했고, 도산 위기에 처한 건설사는 늘어나고 내수와 수출이 동반 둔화되고 있다.
여야는 한목소리로 최근 경제위기는 '신뢰의 위기'라고 진단한다. 정부에 대한 국민의 불만은 기대와 실제가 일치하지 않을 때 일어난다.
정부가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는 성과를 도출하지 못했을 때 불만은 심화되고, 정부가 일을 잘하거나 기대가 올라가면 국민의 만족도는 함께 올라간다. 개리 오렌 하버드대 교수는 정부에 대한 국민의 기대보다 정부에 대한 국민의 인식이 높을 때 국민 만족은 높아진다는 '정부 만족 공식'을 제시했다.
이명박 정부에 대한 국민 불만이 고조되고 있는 근본 이유는 기대와 인식의 괴리 때문이다. 집권 10개월을 겪으면서 국민은 더 이상 현 정부가 "경제를 살릴 것"이라고 기대하지 않는 것 같다.
또한 정부 출범 초기 균형을 잃은 인사와 무원칙한 공천으로 도덕성에 치명적인 상처를 받아 인식이 상당히 나빠졌다.
더불어 종부세 완화, 특목고 및 자립형 사립고 설립 추진 등 휘발성이 강한 정책들을 제기하면서 이념 갈등이 증폭되어 정부의 통합 능력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여기에다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성과는 내놓지 못한 채 시장과 국민으로부터 불신받고 있는 경제팀에 대해 상징적이고 즉각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음으로써 위기 극복을 위한 국민 에너지를 결집하는 데 실패했다. 이런 것들이 쌓이고 쌓여 국민 불만을 증폭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국민은 미래에 대한 최소한의 희망을 기대하고 있어
국민은 거창한 것을 원하는 것이 아니라 미래에 대한 최소한의 희망을 기대하고 있다. 그런데 정부가 취한 최근의 행보는 희망보다 절망을 안겨주는 것 같아 참으로 실망스럽다. 충분한 검토 없이 정부가 불쑥 발표한 '수도권 규제 완화 정책'은 아무리 비상시국이고 의도가 순수했더라도 시기와 내용 모두 부적절했다.
한국 사회를 억누르고 있는 이념, 세대, 지역 갈등에 중앙과 지방 간 갈등 구조를 중첩시킬 것 같아 불안하다. 여하튼 이번 조치로 지방에서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실망과 분노의 골은 더욱 깊어져 정부 불신이 증폭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되었다.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는 "지방 경제를 살리기 위한 투자환경 개선 등 현실적인 대안을 먼저 내놓고 수도권 규제 완화를 해야 하는데, 대안 없이 전면적으로 규제 완화를 하는 것은 앞뒤가 바뀐 것"이라고 비판했다.
지방의 절박함을 대변했다는 점에서 정부가 귀 담아 들을 필요가 있다. 대통령이 아무리 " '선 지방발전 지원, 후 수도권 규제 완화' 기조는 한 번도 바뀐 적이 없다"고 강변해도 현재로서는 지방의 실망과 충격을 보듬어 주지는 못할 것 같다.
어째든 정부가 지방 민심으로부터 스스로 멀어져 가는 길을 뚜벅뚜벅 걸어가고 있다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설상가상으로 정부만이 아니라 한나라당이 불신을 받고 있는 것도 문제이다. 경제 위기 돌파의 구심 역할을 하기보다는 내부 헤게모니 다툼에 빠져 있고, 야당과 정쟁만을 유발함으로써 국민의 한나라당 거부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신뢰의 위기에 직면하고 있는 정부 여당은 "민심을 얻으면 천하를 얻고, 민심을 잃으면 천하를 잃는다. 따라서 민심을 이끌어 낼 줄 아는 자는 법령을 제정하고 판결을 내리는 자보다 더 위대하다"는 링컨 미국 전 대통령의 충고를 깊이 새겨들어야 할 것이다. (매일경제 11. 12)

한국의 대통령 리더십과 국가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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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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