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진실법’ 운운은 모욕죄
- Posted at 2008/10/09 10:36
- Filed under IT 과학
민경배 경희사이버대 교수
유명 인기 연예인이 자살한다. 악성 댓글이 그 이유로 지목된다. 그리고 발 빠르게 인터넷 규제 조치가 진행된다. 최진실씨 자살 사건 이후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 이런 상황이 왠지 낯설지가 않다. 예전에 이미 경험한 듯 데자뷰가 느껴진다. 옳거니! 작년 초 가수 유니씨가 자살했을 때와 어쩌면 그리도 똑같은지.
유니씨와 최진실씨가 악성 댓글 때문에 자살했다는 확실한 근거는 어디서도 나온 적이 없다. 단지 확인될 수 있는 것은 대부분의 다른 유명 연예인들과 마찬가지로 대중의 입방아가 끊이지 않았고, 그 중에는 악성 댓글로 간주될만한 험담들도 많았다는 정도이다. 그런데 언론은 이것만 가지고 자살의 모든 책임이 악성 댓글에 있다고 기정사실화 시켜 버린다. 상품화된 스타 시스템, 황색 저널리즘, 우울증 등 다른 요소들은 일거에 면죄부를 부여받는다. 악성 댓글이 모든 원죄를 짊어진 덕분이다.
악성 댓글 책임론 분위기가 조성되자 기다렸다는 듯 인터넷 규제론이 고개를 내민다. 익명의 네티즌들이 벌이는 무책임한 횡포를 막기 위해서 강력한 법적 규제가 필요하다는 논리이다. 그리고 유니씨가 자살한 지 불과 5일 후 국회는 하루 평균 이용자 30만 명 이상의 포털 사이트 및 20만 명 이상의 언론사 사이트를 대상으로 인터넷 실명제를 의무화하는 법률 개정을 단행했다.
인터넷 실명제가 진정 악성 댓글을 막을 수 있는 효과적인 장치라면 이번 최진실씨 자살 사건은 일어나지 않았어야 했다. 최소한 그녀의 자살 원인이 악성 댓글은 아니었어야 맞다. 연예인 악성 댓글이 주로 올라오는 공간은 이미 1년 넘게 실명제로 운영되고 있는 포털 사이트 게시판과 미니홈피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또다시 언론은 그녀의 자살이 익명의 악성 댓글 책임이라며 같은 말만 되풀이한다. 정부와 여당은 아예 한 술 더 뜨고 나선다. ‘최진실법’이란 것을 만들겠단다. 유니씨 자살 때와 달라진 게 하나도 없다. 그저 어리석은 과정만 부질없이 반복되고 있을 뿐이다.
달라지지 않은 건 또 있다. ‘최진실법’이란 것의 내용이다. 인터넷 실명제를 하루 평균 이용자 10만 이상 사이트로 확대하고, 사이버 모욕죄 신설 등을 포함한다는 것이 골자인데, 이미 지난 촛불집회 이후에 정부 여당이 추진하던 바로 그 내용이다. 똑같은 내용에 돌연 ‘최진실법’이란 포장을 입힌 의도는 두 가지이다. 개인 피해자 구제를 강조함으로써 지금의 인터넷 규제 정책이 네티즌들의 정부 비판 여론을 막으려는 정치적 의도에서 비롯되었다는 사실을 은폐하려는 것, 그리고 최진실이라는 스타의 이름을 빌어 인터넷 규제에 대한 대중적 지지를 얻고자 하려는 것이다. 대중의 사랑을 받아 온 스타의 죽음을 정치적 규제 목적에 이용하려는 영악한 말장난이다.
정부와 여당은 명심해야 한다. 악법으로 기록될 인터넷 규제법에 최진실 이름 석자를 붙이는 것은 그 자체가 그녀에 대한 ‘모욕죄’임을. 정부와 여당에게 권한다. ‘실명제’를 그렇게나 좋아한다면 차라리 이 악법을 추진한 국회의원 본인의 실명을 직접 붙이라고. 그것이 나중에 자기 이름에 대한 ‘명예훼손’이 될 것임을 기꺼이 감수하겠다면 말이다. (경향신문, 2008. 10.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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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여옥 법 강추, 아님 그 둘 묶어서 나이거원전염병할 법이라 하덩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