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동적 복지국가를 향한 범 진보세력의 과제
- Posted at 2008/09/19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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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이|복지국가소사이어티 공동대표, 제주대 의료관리학 교수
서민들 마저 감세를 지지하는 것은 웃지 못 할 일
범 진보 또는 복지국가 세력에게 어려운 시기가 오고 있다. ‘비지니스 프렌들리’를 표방한 이명박 정권이 촛불을 넘어 마침내 시장만능주의 정책노선을 일사천리로 내놓고 있는 것이다. 현 정부는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최고 수준의 감세와 규제완화 정책을 보수 세력의 정치적 보위 속에 강력하게 밀어붙이고 있다.
우리 사회의 합리적 지성과 양식 있는 전문가들이 이명박 정부의 신자유주의 정책노선을 논리적으로 공박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 사회의 여론은 좌절과 무관심, 그리고 지배적 세력의 이념으로 뒤범벅이 된 채 그냥 무덤덤하기만 하다. 세금 낼 일도 별로 없는 서민들마저도 감세를 지지하는 웃지 못 할 일이 벌어지고, 국민의 다수가 자신에게는 명백하게 손해인 감세정책을 지지하는 풍토가 한국 사회를 지배하고 있다. 이것이, 이러한 반복지의 덫에 갇힌 것이 우리의 현실이자 한국 복지국가 세력이 처한 조건이다.
이 어려움을 넘어서지 못한다면, 우리는 신자유주의 양극화 성장체제가 정치적 면죄부를 받고, 35% 보수진영의 안정적 지지를 바탕으로 현 집권세력이 일본의 경우처럼 장기 집권하는 장면을 목격할 지도 모를 일이다. 이렇게 엄중한 시기에 범 진보진영은 무엇을 할 것인가? 민생의 어려움과 양극화 성장체제를 마냥 지켜보고, 자신의 작은 영역만을 지키며 민생의 고통과 우리 사회의 양극화와 질곡을 방관하는 초라한 세력으로 머물 것인가? 새로운 저항과 진보적 대안 동력을 마련하고 폭 넓은 정치적 지지를 획득하여 마침내 역동적 복지국가로 나아갈 것인가? 우리가 진짜 진보세력이라면 당장의 진보적 실천을 조직하는 일에 주저하지 말아야 한다.
우리는 무엇으로 폭 넓은 정치적 지지를 획득할 것인가? ‘민주주의를 통한 진보적 과제의 달성’이라는 대원칙을 견지한다면, 현 시기에 우리가 할 수 있는 진보적 실천의 담론과 정책들은 충분히 예측 가능하고, 어렵지 않게 사회적 공감과 합의를 모아낼 수 있는 것이다.
NL이니 PD니 하는 정파적 이해관계만 떠난다면, 일부 정통좌파를 제외하고는, 민주노동당이나 진보신당이나 혹은 이들 정당에 소속되지 않은 시민사회의 다양한 진보적 부분들은 당면 시기의 진보적 실천의 담론과 내용이 무엇이어야 하는 지에 대한 합의를 쉽게 도출할 수 있을 것이다. 지난 대선 시기와 총선 시기에 제출된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의 정책공약들은 너무나 닮아 있다. 이는 앞으로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시장만능주의 체제에 대안 제시가 필요해
어차피 우리 현실의 진보적 실천 과정에서 ‘민주주의를 통한 진보의 달성’이라는 제약을 스스로 수용한 조건 속에서는 스웨덴 정도의 사회민주주의 정책 버전도 내걸고 실천하기에 버거울 수밖에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스웨덴의 복지국가 담론과 정책 정도가 현재 우리나라의 사회정치적 조건에서 정치적으로 내걸 수 있는 최대치다.
스웨덴 복지국가의 경험으로부터 얻는 몇 가지 원칙들, 가령 보편주의 복지, 역동적 경제정책, 적극적 노동시장정책, 사회정책과 경제정책의 통합적 추진 등을 우리나라의 실정에 맞도록 한국 사회에 창의적으로 적용한다면, 그래서 그것의 핵심적 부분으로 ‘역동적 복지국가를 위한 10대 정책(예를 들어, 사실상의 무상의료와 양질의 무상교육, 보편주의 아동수당, 사실상의 무상보육, 평생교육과 적극적 노동시장정책, 혁신적 기업정책 등)’을 선정하여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에 각각 제시한다면, 어떨까? 아마 이런 대답이 돌아올 것이다. “이 정책들은 우리 당의 정책방향과 거의 전적으로 일치한다.” 만약 이것을 진보적 또는 개혁적 시민사회에 제시하면 어떨까? 확실히 많은 분들이 지지를 표명할 것이다. 사실 이들 정책들은 개혁적 시민사회의 오래된 요구들이자 이들 단체의 설립과 존재의 이유이기도 하다. 노동계나 우리 사회의 합리적 제 세력들의 반응도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다.
이번에는 이 질문을 민주당에 던져보자. 어떤 대답이 돌아올까? 아마 어떤 확실한 대답이 나오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리고 다소 곤란한 표정을 지을 것이다. 그 이유는 두 가지다. 첫째, 민주당은 정체성이 모호한 파노라마 정당이므로 이런 문제에 대해 명확한 대답을 할 만한 책임 있는 단위나 응답 주체 자체가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둘째, 이러한 역동적 복지국가의 담론과 정책들에 대해 확실한 정치적 지지를 보내거나 동조할 세력이 소수에 지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최근의 언론 보도에 의하면, 요즘 민주당은 정체성 문제로 내부적인 논의와 고민을 하고는 있으나, 기실 민주당 스스로의 능력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고 진보적 정체성을 획득하기란 난망해 보인다. 아마 불가능할 것이다. 그렇다고 이 파노라마 정당의 이념적 스펙트럼이 다소나마 진보적으로 좁아질 가능성도 별로 없어 보인다.
이것이 우리사회의 범 진보와 복지국가 세력이 목도하고 있는 한국의 정치 현실이다. 역동적 복지국가는 담론과 정책만으로 달성 가능한 것이 아니다. ‘민주주의를 통한 진보적 정치 전략’을 통해야만 달성이 가능하다. 다시 역동적 복지국가 세력은 세상에 묻는다. 스웨덴 등의 복지국가 경험을 한국 사회에 창의적으로 적용한 ‘북유럽적 한국 복지국가 모델’의 담론과 정책을 우리사회의 범 진보세력이 달성해야 할 당면 목표로 삼으면, 어떨까? 이것을 중심으로, 이것에 동의하는 모든 정치세력과 시민사회세력 등이 정치연합을 구성하면 어떨까?
여기에 동의한다면, 그가 진보신당이든 민주노동당이든 민주당이든, 아니면 어떤 정당의 소속도 아니든, 그것이 무슨 제약이 되겠는가? 이제 NL이니 PD니, 또는 비판적 지지파니, 민주당 소속이니 등등의 구분, 과거의 습관과 패거리에 근거한 실천적이지 못한 구분 짓기를 하는 것 대신에 신자유주의 양극화 성장체제가 양산한 민생의 불안과 고통을 해소하기 위해, 시장만능주의 체제에 전면적으로 저항하고 대안을 구축하는 정치적 행동을 조직하는 일에 나서는 것은 어떨까? ‘역동적 복지국가’의 담론과 정책들을 중심으로 새로운 진보정치의 틀(복지국가 정치연합)을 구상하고, 사회적 논의를 모아내는 것은 이에 잘 부합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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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이 미국식 양당체제와 같은 정치지형을 포기하고,
민주노동당이 과거의 '정파적 운동'경향을 버리기를 기대하는 게
요원한 일인지 ....언젠간 되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