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혼 없는 組閣, 彫刻
- Posted at 2008/02/21 13:51
- Filed under 시사
김민웅 / 성공회대 교수, 시민의신문 발행인
조각(組閣)은 조각(彫刻)이다. 정치는 예술이라고 하니, 조각도 하나의 예술 작품이라 할 만하다.
그걸 보고 사람들은 작가의 장인으로서의 솜씨를 가늠한다. 그에 더해 더 중요하게는 그의 예술혼을 본다.
- 민심 제대로 읽었는지 의문 -
이명박 차기 정권의 조각 능력은 그 솜씨와 혼에 있어 모두 평가가 높지 않다. 물론 여기에는 정치권 내부의 논쟁과 격돌이 그 밑바닥에 깔려있기는 하다. 그러나 그런 것은 언제나 정치적 전환기에 있어서 상수이다. 문제는 이명박 당선자 자신의 국정철학에 있다. 그는 자신의 첫 작품을 만들어 가는 과정에서 그의 선택에 대한 민심의 지지를 제대로 얻어내지 못했다.
과정도 논란이 있었지만, 대부분의 내용을 일단 채운 조각을 보고, 차기 정권의 정치적 이상의 제시와 국민적 열기를 역동적으로 이끌어낼 만한 그림이 그려진다고 고개를 끄덕일 수 있을까?
숭례문 화재 사건에 대한 이명박 당선인의 대응이 민심의 반발에 부딪혔던 것은, 그만큼 민심을 읽어내는데 실패했다는 증거이다. 그 일을 너무 부풀려 과도하게 전면평가의 기준으로 삼으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하나를 보면 열을 알고, 열을 보면 그 본질이 보인다.
지난 대선에서 우리는 무엇을 보았는가? 그건 노무현정권의 나름대로 이룬 공에도 불구하고 그 과오가 만들어낸 것들을 여지없이 털어내는 과정이었다. 사람들은 품격 잃은 지도자에게 염증을 냈다. 혼자 잘났다고 백성들을 가르치려 드는 권력에 등을 돌렸다. 책임을 감당한 세력의 중구난방 혼선에 분노했다. 무엇보다도, “철학 없는 정책의 우격다짐”에 질려버렸다.
그런데 이명박 당선인과 인수위는 이런 일들을 고스란히 반복해서 보여주고 말았다. 권력의 공식적 운영을 채 시작하기도 전의 사태였다. 그런 태도와 발상이 압축적으로 나타난 것이 조각 과정과 그 내용이었다. 당연히 내각 구성원이 된 개개인에 이르면 그만한 능력과 수준이 되기에 국정참여의 부름을 받았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가령 경제적 어려움에 고통 받고 있는 이 나라 국민들에게 그 조각 인선과 구성이 어떤 희망을 만들어 낼 것인지 이 그림을 보고 짐작하기 어렵다. 동북아시아의 전체적 현실을 어떻게 대응해서 풀어나갈 것인지 큰 맥락이 잡히지 않는다. 한반도 분단 극복에 대한 외교환경을 새롭게 창출할 내부적 동력은 어떤 식으로 분출시켜나갈 것인지 그 핵심이 꿰어지지 않는다.
교육은 또 어떤가? 어디에서 풀어야 실마리가 보일지 알기 어려운 교육 현실에 대해서 고도의 정치적, 사회적 판단과 함께 100년을 내다보는 교육철학의 무게를 가진 수장의 임명이라고 봐줄 수 있을까? 환경과 개발의 충돌을 어떻게 정리해나가면서 이 나라를 아름답게 발전시켜나갈 것인지, 그리고 인문주의의 침체로 말미암아 문화적 빈혈상태를 우려하게 되는 지식 문화 공동체의 현실을 어떻게 변화시켜 나갈 수 있을 것인지, 그 질문 자체가 비현실적이라는 느낌이다.
- 국정 조각날 땐 국민만 고통 -
조각(組閣)이 조각(彫刻) 작품이 되지 못하면, 그 국정운영의 힘은 결국 조각난다. 이 시대에 가장 절실하게 요구되는 정치적 예술혼의 실체는 과연 무엇인지, 그래서 아파하며 절망하고 있는 민심에 다가가는 길이 무엇인지 더욱 깊게 성찰하는 권력이 될 수 있기를 부디 진심으로 바란다. 집권세력의 실패는 언제나 국민들의 고통이기 때문이다.
* 이 글은 경향신문('08. 2. 21)과 동시 게재 되었습니다.
-
부인 통장에 월40에서 160원씩 각기 다른 이름으로 입금된 것이 고액과외 의혹이라는 질문에 극단 단원들 연수 비용으로 월 40만원씩 입금한 돈이라는 문광부 장관 내정자의 해명이 참 옹색하네요. 과연 연극 극단 단원으로 들어가며 연수 비용을 월 40만원씩 내고 들어갈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있을까요.
극단 단원의 현실, 극단의 현실을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이라면 웃음이 나올 법한 해명이 아닐는지요. 연극하는 사람으로 한마디 적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