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상 이 | 복지국가소사이어티 공동대표, 제주대 의대 의료관리학 교수


온국민이 필요한 사회복지 혜택을 누리는 보편적복지 필수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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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보편적 복지를 논할 때다. 보편적 복지는 중산층과 서민을 포함한 모든 국민이 필요한 사회복지 혜택과 서비스를 누리는 것을 말한다. 당연히 그에 따른 부담도 온 국민이 자신의 능력에 따라 분담해야 한다. 보편적 복지의 선진국인 유럽 국가들이나 후진국인 미국이나, 사실 이들 서비스를 모두 이용하고 있는 것은 마찬가지다. 차이가 있다면, 이들 서비스를 공적방식으로 이용하느냐, 혹은 사적방식으로 이용하느냐의 차이만 있는 것이다.


유럽의 학생들과 마찬가지로 미국이나 우리나라의 학생들도 학교엘 간다. 등록금과 엄청난 사교육비를 가계가 직접 부담하느냐, 아니면 정부가 공교육에 엄청난 투자를 해서 그것만으로 충분하도록 교육을 공적으로제도화하였는가가 다를 뿐이다. 그런데 그 결과는 엄청난 차이를 보여준다. 교육을 통해 사회적 지위와 빈곤을 대물림하는가? 아닌가?, 진정한 교육기회 평등의 보장인가? 아닌가?, 서민과 중산층 가계의 고통인가? 아닌가? 분명한 것은 중산층과 서민에게는 시장방식인 사적방식보다는 공적방식이 압도적으로 유리하다는 점이다.


평소에 세금이나 건강보험료를 충분히 납부하고, 몸이 아플 때 사회적으로 조달된 이 공적 재원으로 해당 의료비를 해결할 것인가? 아니면, 미국처럼 공적의료보장제도 없이 개인의 책임 하에 개별가계가 알아서 의료비 문제를 해결하도록 할 것인가? 이 정도의 차이가 있을 따름이다. 보편적 복지가 있고 없고의 차이는 이렇게 단순한데, 그 결과의 차이는 실로 엄청나다. 미국 영화 ‘식코’의 비극을 보라. 우리나라 보다 5배, 유럽 국가들 보다 2-3배나 많은 의료비를 사용하면서도, 선진국은 물론이거니와 우리나라보다도 건강수준이 저열한 나라가 미국이다. 의료이용의 사회계층별 양극화가 최악인 것은 말할 필요도 없다. 5천만 명의 미국인이 의료보험을 가지고 있지 않으니 오죽하겠는가?


사적 영역인 시장에만 맡겨 둘 수 없는 일들이 많다


적극적 노동시장정책과 평생교육에서도 마찬가지다. 이 부분을 공적영역으로 삼아 온 국민이 일자리 불안에서 벗어나고, 재취업을 하는 데서 안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적극적 노동시장정책과 평생교육이야말로 최고의 일자리 정책임과 아울러 고용의 유연안정성을 확보하는 최고의 노동정책이기도 하고, 적극적 산업정책임과 동시에 최고의 인적자원 개발정책이기도 한 것이다.


세상사의 중요한 일들을 사적영역인 시장에만 맡겨 두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 필자의 결론이다. 시장에 주로 맡겨서 잘 될 일들은 그렇게 하는 것이 옳다. 그런데 시장에 맡겨서는 안 될 일들도 참으로 많다. 주로 민생과 관련된 부분이 그러한데, 이는 정부와 사회의 영역이다. 그럼에도 정부가 이 일들을 방기하고, 무책임하게 시장에 맡겨버리면 반드시 많은 문제들이 발생하게 되고, 막대한 사회적 비용이 추가적으로 들어가기 마련이다.


이 과정에서 가장 큰 고통을 치르는 계층은 중산층과 서민이다. 사회경제적으로 시장의 역할이 커질수록 80대 20의 사회는 90대 10의 사회로 극단적 분열을 겪을 뿐이다. 이제 우리는 이러한 철 지난 시장만능주의로는 우리의 국가발전과 미래를 열어갈 수 없는 시대를 경과하고 있다. 그런데, 이명박 정부와 여당 정치세력은 안타깝게도 시대를 역행하고 있다. 시장만능과 감세정책에 매달리고 있으니 말이다. 이제 시장이 아니라 국가와 사회의 역할이 더욱 강조될 시기인 것이다.


감세는 역동적 복지국가의 적


감세는 절대로 안 된다. 감세는 정부의 재정능력을 줄이고, 사회경제정책을 수행할 정부의 힘을 무장 해제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감세는 역동적 복지국가의 적이다. ‘역동적 복지국가’는 성장과 분배를 통합적 시각으로 바라본다. ‘역동적 복지국가’는 성장과 분배의 이분법적 분리와 성장 우선주의를 배척한다. 그렇기 때문에 ‘역동적 복지국가’는 더 많은 보육 및 교육 재원, 더 많은 건강 및 노후보장 재원, 더 많은 공적 주거재원과 적극적 노동시장정책을 위한 재원, 그리고 더 많은 사회서비스 일자리 창출 재원을 필요로 한다. 이러한 사회경제정책을 통해 사회적 자본과 인적자본이 공고하게 확충되고, 온 국민의 보편적 똑똑함과 창의성으로 우리 경제의 혁신동력을 창출하고, 지식기반경제에 부합하는 올바른 경제성장의 길로 나갈 수 있게 된다.


GDP 대비 국가재정 지출 비율이 30.1%에 불과


우리는 더 큰 정부재정을 필요로 한다. 대한민국의 올바른 국가발전 전략을 위해 꼭 필요한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올바른 국가발전 전략을 위한 충분한 국가재정을 확보하고 있는가? 전혀 그렇지 못하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재정 지출의 규모를 국제적으로 비교해보면, 그 실상을 금방 알 수 있다. 주요 국가의 2007년 현재 GDP 대비 국가재정 지출의 비율을 보면, 스웨덴이 56.3%, 프랑스 53%, 독일 45%, 네덜란드 45%, 유로권 평균이 46.9%, 영국도 45.7%로 매우 높은 수준인데 비해, 미국은 36.6%, 일본은 37.8%로 비교적 낮은 편이다. 그런데 한국은 어떤가? 우리나라는 2007년 현재 GDP 대비 국가재정 지출의 비율이 30.1%에 불과하다. 우리나라의 국가재정은 세계적 기준에서 볼 때 매우 부실한 것이다.


정부 재정규모 선진국의 60% 수준

정부가 보편적 복지와 역동적 복지국가를 위해 무엇을 하려고 해도 정부재정이 부족하여 할 수가 없는 실정이다. 이것은 주요 국가의 국가재정 지출 구조를 비교해 보면 금방 알 수 있게 된다. 우리나라는 국가재정에서 가장 좁은 의미의 복지 관련 예산을 의미하는 ‘사회보호’ 지출의 비중은 9.7%에 불과하다. 스웨덴은 42.5%, 덴마크 45%, 프랑스 39.3%, 독일은 46.6% 등이었고, 미국도 19.5%였다. 여기서 결론을 내리자면, 우리나라는 국내총생산 대비 정부재정의 규모가 선진국의 60% 수준에 불과하고, 정부재정에서 ‘사회보호’가 차지하는 비중은 선진국의 25%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국내총생산에서 정부재정이 차지하는 비중이 이렇게 작다는 것은 국민의 사회경제 생활에서 국가의 공적 영역이 차지하거나 관여하는 부분의 비중이 매우 작고, 대부분의 생활 영역이 사적공간에 맡겨져 있음을 의미한다. 그야말로 시장이 지배하는 국가인 것이다. 우리나라의 시장만능주의를 여기서도 분명히 확인할 수 있게 된다.


시장만능주의 사회경제체제에서 기회의 평등은 있을 수 없는 법이다. 시장만능주의 하에서는 사회적 자본과 인적자본이 취약한 까닭에 사회통합과 혁신동력, 그리고 미래지향적 지식기반경제는 기대하기 어렵다. 그러므로 우리나라가 지금 절실히 필요로 하는 것은 더 많은 시장이 아니라 더 큰 정부의 역할이다. 민생에서 더 넓은 공적 영역의 확보가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정부재정이 지금보다 훨씬 더 커져야 한다. 세금의 탈루를 막아야하고, 세원의 추가적 발굴이 필요하고, 세율을 높여야 한다. 특히, 양극화된 한국사회에서 지배적 위치를 점하고 있는 부자들이 더 많은 세금을 냄으로써 우리사회의 통합적 발전에 더 많이 기여하도록 사회정치적 합의를 모아나가야 한다.


이러한 이유로 지금 우리나라에서 벌어지고 있는 가당치 않은 보수여당과 보수야당의 감세경쟁은 즉각 중단되어야 한다. 이들의 천박한 인기영합주의가 결국 중산층과 서민의 고통을 심화시킴과 동시에 극단적 양극화를 초래하고, 우리나라의 올바른 국가발전을 불가능하게 하거나 심각하게 저해할 것이기 때문이다.

   

"가당치 않은 보수여당과 보수야당의 감세경쟁은 즉각 중단되어야 한다. "
중산층과 서민의 고통을 심화시키고 극단적 양극화를 초래하여 국가발전을 저해할 뿐이다.



** 이명박 정부의 감세정책은 중산층과 서민을 위한 것이 아니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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