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터 게시판, 비교 체험 극과 극
- Posted at 2008/02/12 10:31
- Filed under IT 과학
취미 생활을 새로 시작해 보려고 DSLR 카메라를 장만하기로 했다. 처음 입문하는 처지에 고가의 신제품은 아무래도 부담스러울 것 같아 인터넷 중고 장터에서 적당한 매물을 찾아 봤다. 그런데 네티즌들이 내놓은 중고 매물을 골라 직거래를 도모한다는 것이 마치 먹잇감을 찾아 사냥하는 일 같았다. 언제 적당한 매물이 올라올지 모르니 수시로 게시판을 찾아 뒤져봐야 하고, 어쩌다 좋은 물건이 괜찮은 가격으로 올라왔다 싶으면 순식간에 사냥감 낚아채듯 거래 신청 댓글들이 쭉 달리는 바람에 여간해선 기회가 돌아오질 않았다. 그러다보니 일주일이 넘도록 부질없이 중고 장터 게시판만 배회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그런데 이렇게 중고 장터 게시판을 돌아다니면서 아주 재미있는 사실을 하나 발견하게 됐다. 사이트마다 게시판 분위기가 아주 많이 다르다는 점이다. 디지털 카메라 이용자들 사이에서 가장 유명하다고 알려진 두 개의 사이트를 주로 방문했는데, 게시판 분위기는 완전히 정반대였다. 한 곳은 매우 거칠기 짝이 없었다. 누군가 매물을 올려놓으면 가격이 너무 비싸느니, 이미 한물 간 제품인데 지금 누가 그걸 사겠냐느니 하는 식으로 험담을 늘어놓는 댓글이 대부분이었다. 판매자가 사기꾼으로 의심된다는 댓글도 심심찮게 올라오고, 욕설은 아예 일상화되어 버릴 정도로 흔했다. 또 거의 모든 댓글이 반말이어서 오히려 존댓말로 쓴 댓글이 낯설 지경이었다.
반면 다른 한 개의 사이트는 가히 동방예의지국의 면모를 보여주는 분위기였다. 거의 모든 댓글들이 매물에 대한 구입 예약을 신청하는 것이었고, 마음이 바뀐 사람은 다시 정중히 예약 철회를 밝히는 글까지 올려주는 매너를 보여 주었다. 물론 간혹 분위기 파악 못하고 가격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는 댓글이 올라오는 일도 있었다. 아주 가끔은 판매글 밑에 똑같은 제품을 더 싼 가격에 내놓는다는 얌체같은 댓글이 붙는 적도 있었다. 그러나 그런 경우에도 이 사이트의 이용자들은 결코 예의범절을 잃지 않았다. 이용자들의 반응은 대부분 “이런 글은 여기에 올리시면 안됩니다” 하는 정도였다.
또 한 가지 재밌는 사실은 똑같은 매물이 두 개의 사이트에 동시에 올라오는 경우가 종종 있다는 점이다. 두 사이트의 이용자들이 전혀 별개의 사람들이 아니라 일정 부분 겹친다는 이야기이다. 정확한 숫자야 파악할 수 없겠지만 워낙 유명하고 회원 규모도 큰 사이트들이기 때문에 아마도 꽤나 많은 사람들이 두 사이트를 동시에 이용하고 있을 것이다. 설령 겹치는 사람들의 비율이 높지 않다고 해도 어차피 카메라라는 동일한 취미를 가진 비슷한 연령대가 모이는 곳이니만큼 이용자들의 편차가 크다고 보기는 힘들다. 따라서 두 사이트 게시판 분위기가 이토록 상반된 이유는 이용자 개개인의 성향 차이보다는 다른 요인에서 비롯된 결과일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과연 어떤 요인이 작용했던 것일까? 일단 게시판 운영자의 적극적인 관리 의지 여부를 들 수 있겠다. 모범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장터 게시판 상단에는 이용자들이 거래 과정에서 지켜야 할 의무사항들을 깔끔하게 정리한 ‘장터 이용 약관’이 눈에 쏙 들어오게 자리 잡고 있었다. 또한 회원들의 글쓰기 권한도 활동 실적에 따라 등급별로 차등 부여되는 등 체계적인 게시판 관리에 신경을 쓴 흔적이 역력했다.
이와 함께 또 하나 중요한 요인은 게시판 이용자들의 집단 의지이다. 어느 게시판이건 이용자 수가 늘어나면서 일정한 임계점을 넘어서면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게시판 문화가 혼탁해진다. 하지만 이때도 선량한 이용자들이 규범과 규칙을 준수하고, 신뢰와 배려를 기반으로 관계를 맺어나가려는 강력한 의지로 활발히 활동을 주도한다면 후발 참여자들도 이에 동참하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질 수도 있는 것이다.
사람이란 어쩔 수 없이 환경에 영향을 받는 존재이다. 같은 사람이라도 게시판에 어떤 문화가 지배적인가에 따라 전혀 다른 행동을 보이게 된다. 하지만 그 게시판에 어떤 문화를 가꾸는가도 역시 사람의 몫이다. 인간이 만든 좋은 환경은 다시 인간을 이롭게 하고, 인간이 만든 나쁜 환경은 다시 인간을 해롭게 한다는 자연의 법칙은 중고 장터 게시판에도 어김없이 적용되고 있었다.
* 이 글은 디지털타임즈(2008. 2. 12)와 민경배 교수 Cyber Is에 동시 게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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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보드 워리어의 행위지요.
가면을 벗기면 아무것도 할줄 모르는 철없는 유저.
대단한 천사인듯이 말하다가도 다른곳에서는
수많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대테러전을 방불케하는....
이 글을 보는 당신일수도 있고.. 쓰고있는 필자일수도 있겠지요.-
.. 그게 저 자신 일수도 있겠죠??
인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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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씨랑 에쎄랄클럽 말하는 거 같은데..
어차피 두개 다 동전의 양쪽이야...
한쪽이 없으면 반대쪽도 없듯이...
이 글을 쓰는 사람도 디씨에서의 행동과 스르륵 클럽에서의 행동이 다를껄,...
지킬박사와 하이드 씨 같은 거라고,,,,-
빙고~
그런데 이 분은 디씨 말투를...
윗분은 에쎄랄 말투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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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긴
원래 애들이 머리가 이상해서 어쩔수 없는듯.......
뭐 어차피 디씨는 찌질이들과 욕하고 노는 스트레스 해소의 장ㅋㅋㅋ -
디씨는 디씨나름대로의 희화와 비판화된 애들 분위기 에쎄는 노인네들 땅땅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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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씨가 저렇게된 이유를 생각해보면 좀 더 이해가 쉬울 것이다. 위에서 말한 '예의를 갖춘 동방예의지국'형 게시판에서 한번씩 뒷통수를 탁탁 쳐주는 사기꾼들이 휩쓸고 가면 그 후유증은 그 사이트가 초토화 될 정도로 후폭풍이 심하였다. 그런일이 누적되다보니 자연하게 디씨처럼 폭력지향의 사이트가 나오게 된것이지 처음부터 디씨인사이드가 반말 찍찍하고 욕이 오가는 그런게 아니었다. 2002년도의 디시인사이드 장터게시판은 '후려치기'의 대가들이 있었고, 험한말도 오갔었지만 암묵의 합의하에 오가는것이었다고 생각을 한다. 예의를 갖추는것 같으면서 폐쇄적이라 간혹 옳은 소수의 의견이 그릇된 다수의 의견에 밀려나는 상황이 반복된 예를 넣었으면 균형있는 글이 되었을건데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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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시가 그렇게 된 이유가 님이 생각하는 이유는 10% 도 안될겁니다.
반말의 재미와 나보다 나은 사람도 무시할수 있다는 적극적인 타인 혐오때문입니다.
님같은 이유를 들어서 변명하지는 맙시다.
우리의 90%는 쓰레기입니다 라는게 디시의 존재이유입니다. -
관리자들의 사이트 키우기 또한 그 이유중 하나가 되겠죠
솔직히 디시 초창기 헤비사용자중 디시를 재이용하는 유저가 얼마나 될런지..
지금의 디시인사이드는 초심을 잃고 표류하는 유머사이트가 아닐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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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사이트 관리직을 했던 경험이 생각나네요. 말그대로 내가 좀 욕먹을 각오를 하고, 규칙을 엄격하게 적용하면 단시간내에 정말 예의바른 사이트를 만들수 있지요. 그러나 80만원도 안되는 쥐꼬리만한 월급에 24시간 모니터앞에 붙어 방문자들의 욕설을 감당하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네요. 관리 잘 안되는 사이트보면 왠지 모르게 공감이 가기도 한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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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그런 고충은 충분히 공감합니다.
80만원 월급은 좀 심했네요.
사장님이 짠돌이였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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