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전당대회의 세가지 원칙
- Posted at 2008/05/19 0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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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동 규 / 정치평론가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 지지도는 낮아지지만, 민주당 지지도는 답보 수준이다. 이런 점에서 7월 6일 치뤄지는 민주당 전당대회는 주목을 받을 수 있는 주요 계기이다.
뉴스 생산 측면 말고도 전당대회는 당의 기본이 되는 당헌당규 개정안을 채택하고, 당의 지도부를 뽑는 점에서 사활적으로 중요한 행사이다.
이처럼 중요한 전당대회를 맞아, 민주당의 발전에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3가지 원칙을 제언하고자 한다. 아직은 전당대회의 선거 규정이 미결정 단계이기 때문에 치열한 논의를 거쳐, 보다 바람직한 결론을 도출할 수 있다고 본다.
1. 대표-최고위원 선거를 합쳐야 한다
민주당 내의 분위기를 보면 대표와 최고위원 선거를 분리하려는 생각이 다수이다. 그런 입장을 지지하는 이유 중 하나는 강한 대표가 당을 강력하게 이끌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생각이 과연 맞나?
이번 지도부는 당헌당규 대로 하면 2년 임기이다. 물론 정당에서는 임기를 채우는 경우가 많지 않지만, 특별히 책임질 일이 많지 않은 야당이기 때문에 큰 일이 없으면 2년 임기가 보장될 가능성도 크다. 그렇게 되면 이번 지도부는 2010년 지방선거 공천권 까지 행사하는 엄청난 자리이다. 그리고 야당 되고나서 처음으로 선출되는 지도부이기 때문에 이번 지도부는 야당의 차기 주자들이 부상되는 자리라고 보아도 무방할 것이다.
그런데 분리선거를 하게 되면 1부 리그로서의 대표 선거와 2부 리그로서의 최고위원 선거로 나눠지게 되고, 선거 결과 선출된 1부 리그의 한명의 대표와 2부 리그에서 올라온 나머지 최고위원으로 지도부가 구성되게 된다.
이럴 경우 언론에 비쳐지는 당 지도부의 모습은 한명을 제외한 나머지는 그저 그런 사람으로 비춰질 소지가 있다. 이래서는 차기 대권 주자군으로서의 지도부가 아니라, 약체 지도부를 구성하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구성된 대표는 실질적으로 당을 힘있게 이끌어갈 수 있을까? 오늘날의 한나라당을 보면 현실은 반대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당내에 힘이 있는 박근혜를 무시하고서는 당무가 제대로 운영될 수 없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볼 때 대표선거를 분리하면 당의 실력자들이 선거 패배에 대한 부담감 때문에 불출마하고 오히려 당의 의사결정에서 배제된 상태에서 비공식적으로 정치적 영향력을 유지하려고 하면서 당이 더욱 불안정해질 수도 있다.
그럴 바에는 당과 최고위원을 한번에 뽑아서 지도력이 있는 사람 중심으로 지도부가 구성되는 것이 바람직할 수 있다.
이럴 경우, 이를 ‘순수집단지도체제’로 보아야 하는가? 이는 제도를 어떻게 운영하는가에 달려있다. 현재 민주당 당헌당규에는 대표가 2인의 최고위원을 임명하게 되어 있다. 이는 당론 결정 과정에서 대표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한 장치이다. 이외에 대표가 가지고 있는 특별한 권한은 여러 가지 있다. 이런 제도적 장치들을 통해서 민주당은 대표와 최고위원을 일괄적으로 뽑아도, 그 형태는 순수 집단지도체제라기 보다는 대표의 지도력이 보장되는 ‘단일성 집단지도체제’가 된다.
아직 차기 지도력이 미형성 단계인 민주당, 그러나 계보는 분명하게 존재하는 민주당에 맞는 방식을 채택해야 한다. 이는 지도력 있는 사람들이 지도부를 구성하여 단일성 집단지도체제로 당을 운영하는 것이다. 이 방식이 대표 일인의 지나친 독주, 이의 반작용으로서 타계보의 지나친 견제, 이런 두 가지 폐해를 미연에 방지하는 방안이다.
2. 1인 1표를 채택해야
현 당헌당규에 의하면 대표 선거는 1인 1표, 최고위원 선거는 1인 2표 방식이다. 그러나 1명의 선거인단이 2표를 행사하는 1인 2표 방식은 정치적 합종연횡을 가능케 하는 방식이다. 즉 실력 대로 뽑히는 것이 아니라 정치적 결탁을 가능케 하는 선거 방식이다.
그간 정당에서 1인 2표 방식을 채택한 이유는 하순위 당선자들의 득표수가 너무 적어서 지도력에 상처를 받을 가능성에 대한 우려, 다수파의 정치적 영향력 확대 욕구 등이 그 원인이다. (1인 다표가 될수록 다수파는 자신에게 가까운 사람을 지도부로 많이 진출시킬 수 있다) 이런 와중에 자신에게 불편한 특정인을 배제하려는 배제투표 등 부정적 모습이 많이 연출되었다.
따라서 제대로 된 지도부를 뽑으려면 진검승부를 해야한다. 1인 1표는 실력 대로, 표 얻은 순위 대로 지도부가 되는 정직한 방식이다.
정치적 야합 없이, 실력 대로 뽑혀 올라온 지도부만이 득표수 만큼 영향력이 있고, 그 만큼 힘이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런 힘이 있어야 야당의 험난한 길을 헤쳐나갈 수 있다.
3. 당심과 민심을 가급적 일치시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전당대회는 당 지도부를 뽑는 행사인데, 당원의 선택이 꼭 민심을 반영하는 것은 아니다. 특히 우리나라 처럼 정당의 지역성이 강할 때는 더욱 그렇다. 그래서 이런 편차를 시정하기 위해서 우리나라 정당들은 최근에 올수록 당심과 민심을 가급적 가깝게 하려고 다양하게 노력했다.
그 중 하나가 가급적 많은 집단을 당 선거에 참여시키는 것이다. 즉 대의원 만이 아니라, 일반 당원이나 일반 국민을 참여시키거나, 여론조사 등을 실시하는 것이다. 이렇게 해야 대중의 관심을 조금이라도 끌어올릴 수 있고, 인기 있는 지도자들이 당의 전면에 나설 수 있게 된다.
일반 당원(국민)을 참여시키거나, 여론조사를 실시하는 방식은 대통령 후보나 국회의원 후보 등 선출직 선거 때만 채택할 수 있는 방식이 아니다. 당심과 민심을 일치시키려는 노력은 당 선거에서도 필요하다. 이전에도 그렇게 치러왔다. 이런 점에서 이번 전당대회에서는 이런 부분에 대한 면밀하고도 개방적인 검토가 필요할 것이다.
전당대회 룰을 정할 때 계파간 유불리만 따지는 경우가 많은데, 더 중요하게 따져야 할 점은 대중에게 관심을 제고시키는 방법이 무엇인가이다.
그리고 놓쳐서는 안되는 또하나의 방법론은 결과가 뻔한 선거 보다는 예측 불허의 상태로 선거를 이끌어갈수록 대중의 관심은 높아진다는 것이다.
모처럼의 전당대회를 당내 주도권 다툼에만 골몰해봐야 그렇게 치러진 전당대회는 대중적 관심을 못 받고, 그런 지도부는 약체일 수밖에 없다.
이런 점에서 민주당 전당대회에서는 30~40%의 기간당원 선거, 30~40%의 일반당원 선거, 20~30%의 여론조사 반영 등을 병행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이상에서 민주당 전당대회의 흥행에 필요한 3가지 최소 조건에 대해 언급했다. 이런 제언을 포함한 다양한 논의가 진지하게 이뤄져야 할 것이다. 아무쪼록 모처럼의 전당대회가 국민적 관심 속에서 치러질 수 있도록 다양한 방식이 나오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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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