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꿀벌 대소동>에 숨은 과학 <2>
- Posted at 2008/05/02 13:47
- Filed under IT 과학
황춘성/블로거,'5월의작은선인장'운영자
벌집을 쑤셔놓는 휴대폰 전자파의 위력
이 영화가 시작할 때 자막으로 말하는 이 이야기는 단순하게 생각하면 맞는 말 같아서 '그럼에도 어떻게 날면서 잘 살아갈까?' 라는 의문을 품을 만하지만, 가만히 따져보면 매우 당연한 것이다. 인간 켄은 꿀벌 배리로부터 애인 바네사를 지킬 수 없었을까? 뉴욕에서 꽃집을 운영하는 바네사와 그녀의 애인 켄.
그러나 그들의 사이에 나타난 꿀벌 배리에게 바네사가 호감을 느낀다. 평소 꽃을 좋아하고 생업으로 취급하는 바네사로서는 벌을 싫어할래야 할 수 없었을 것이다. 결국 벌을 싫어하던 켄은 배리에게 밀려 바네사에게 퇴짜를 맞는다.
그런데 켄은 꿀벌 배리로부터 바네사를 지킬 수 없었을까?사실은 아주 간단한 방법이 존재했다. 언제부터인지 정확치는 않지만 꿀벌들이 실종되는 사건이 전세계적으로 벌어지고 있다고 한다.
꿀벌의 수가 급격히 줄어 급기야는 벌통에 일벌들이 없어져 벌통 자체가 사라지는 현상이 세계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과학자들은 이러한 현상을 군집체 붕괴(CCD, Colony Collapse Disorder)라고 부른다.
더군다나 아직도 인간은 왜 꿀벌들이 사라지는지 원인을 알지 못한다. 어떤 새로 발생한 기생충이나 병원균 때문인지, 사람들이 살포하는 농약이나 유전자 변형 작물 때문인지, 아니면 꿀벌들 자체가 변화한 것인지…….
하지만 독일의 란다우대 교수인 헤르만 스테버 교수의 실험에 의하면 벌통에 핸드폰을 넣어 전자파로 영향을 준 벌통의 꿀벌들은 밖으로 가져갔을 때 벌집으로 되돌아오지 못했다고 한다.
완전히 정확한 이유는 알 수는 없지만, 인간의 편리를 위해 만든 핸드폰이 꿀벌들에게는 강력한 천적인 셈이다. 그리고 꿀벌들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야생 벌들도 수가 급감하고 있다고 한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도 점차 꿀벌이 꿀을 따러 벌통 밖으로 나갔다가 돌아오지 않는 현상이 증가한다니 인간들도 바싹 긴장하는 것이 좋겠다.
아무튼 좀 치사하고 위험한 방법이긴 하지만 켄은 배리가 꽃집에 왔을 때 핸드폰을 갖고 꽃집에 오래 있었으면 배리는 다음부터 결코 꽃집으로 되돌아오지 못하지 않았을까?
영화에서는 켄이 핸드폰을 깜빡 잊고 안 가져왔다고 하는데, 사실은 켄이 매우 매정한 듯 보이지만 사려 깊고 정이 많아서 배리를 위해서 핸드폰을 놓고 온 배려를 한 것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꿀벌은 꿀이 많을 때 일을 안 할까?
꿀벌이 인간과의 소송에서 승소하여 인간들이 그동안 빼앗아갔던 꿀들을 모두 되돌려주자 꿀벌들은 모두 일손을 놓고 휴가를 떠난다.
얼마나 일을 하지 않았는지 식물들이 꽃을 피우지 않고 모두 시들었을 정도의 상황에 빠지자 주인공 배리와 바네사는 잘못을 깨닫고 꿀벌들에게 일을 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게 된다.
그렇다면 꿀벌들은 꿀을 채집하여 모으는 것이 본능에 의해 무조건 행해지는 것이 아니었나? 이에 대한 한 일화가 있어서 소개해 본다.
벌써 수십 년 전의 일이라고 한다. 나도 전해들은 이야기라 명백히 언제인지는 알 수 없지만 어떤 양봉업자가 기가 막힌 아이디어를 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야 겨울이 있어서 꿀벌들이 꿀을 채집할 수 있는 기간이 제한되어 꿀 생산성이 낮은 편이다. 그런데 열대지방에서는 겨울이 없고, 사시사철 꽃이 많으니 양봉을 열대지방에서 하면 어떨까? 양봉업자는 우리나라 꿀벌 통을 비행기에 싣고 열대지방인 필리핀으로 향해 꿀벌에 대한 실험을 했다고 한다.
열대지방서 양봉사업하면 대박날까?
어떤 양봉업자는 꿀벌들이 1년내내 꿀을 채집할 수 있는 열대지방에서 양봉을 하는 특별한 실험을 했다. 겨울이 없는 장점을 이용하려 한 것이다.
실험의 결과는 어떻게 됐을까?
실험 첫해는 우리나라에서보다 훨씬 더 많은 양의 꿀을 수확할 수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2년째가 되자 꿀벌들은 재빨리 겨울이 없음을 간파한 뒤에 꿀을 모으기보다는 그냥 밖으로 놀러만 다녔다고 한다.
결국 벌통에는 벌들이 가득했지만, 꿀 수확은 전혀 할 수 없었다고 한다. 꿀벌들은 생존을 위해 본능적으로 꿀을 모으지만, 생존에 위협되지 않는 것을 깨달은 순간 꿀을 모으는 것보다 개체수를 늘리는 번식에 더 강한 욕구를 느끼게 된다는 것이다.
실제로는 겨울이 없는 지방에서도 꿀을 모으는 벌들이 존재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러한 벌들은 겨울만큼이나 혹독한 또 다른 자연환경인 건기나 우기 같은 위기로부터의 생존방법으로 꿀을 모을 뿐이다.
이 영화는 재미있는 요소들이 많다. 주인공 배리는 꿀벌은 누구나 사촌이라고 이야기하는데, 예쁜 암컷을 보면 먼 친척이라고 이야기가 바뀌는 모습이라거나, 꿀벌들의 멋진 군무의 모습, 비행이나 운전을 하는 화면에서 관객을 마치 롤러코스터 타고 있는 듯 한 느낌을 주는 것 등은 이 영화를 즐겁게 만드는 요소가 된다.
여기에 꿀벌법 제1조가 ‘인간과 대화하지 말 것’이라는 내용이거나 변호사의 자동차 번호판이 ALIBUY라던지 하는 매우 작은 임의의 장치들까지 여기저기서 발견된다.
다만 정도를 지나친 꽃가루 예술의 결론이라든지 날아서 자동차를 따라가기도 힘들어 하던 꿀벌들이 비행기를 ?아가 들어 올려서 날아간다던지 하는 너무너무 재앙적인 영화요소들이 영화의 질을 많이 떨어뜨리고 있다.
더군다나 ‘honey'를 '애인'이나‘자기'등이 아닌 '달콤한'으로 번역한다던지 하는 수많은 말도 안 되는 오역이 극장판 자막인지 수준을 의심할 정도의 생각을 하게 만든다. 유재석씨가 참여했다는 더빙판에서는 훨씬 수준이 높게 더빙됐을 것이라 믿고 싶다.
전반적으로 이 영화는 그리 좋은 영화는 아니라고 생각된다. 영화를 감상할 때 뒤쪽에 앉은 꼬마애가 계속해서 웃고 있었지만, 영화 자체는 단순한 유머 이상의 무엇을 주기는 힘들어 보였다. 영화는 어른들보다는 어린이들을 위한 것으로 보이지만, 반대로 어린이들이 보고 이해하기에는 지나치게 복잡한 장면과 전개를 보이는 곳도 지나치게 많았다.
결국 《니모를 찾아서》나《라따뚜이》같은 명작과 비교하기에는 한참 많이 모자라 보였다. 초등학생들은 나름대로 재미있게 볼지도 모르겠지만, 잘못된 지식과 선입견이 심어지기 좋은 장면과 줄거리가 많아서 절대로 아이들과 같이 감상하는 것에 찬성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
ps. 정말 재미있는 부분이 있는데, 배리가 테니스공에 달라붙는 장면에 대한 것이다. 분명히 꿀벌들은 테니스공이나 오래전에 니스 칠한 나무 같은 곳에 잘 달라붙어 날아가지 못한다. 심지어는 긴 선인장 가시에 가슴을 박고서 날아가지 못하고 굶어죽는 것도 자주 관찰하게 된다. 도대체 왜 이런 일이 일어나는 것일까?
* 이 글은 주간한국에 게재된 글 입니다.
5월의 작은 선인장 http://may.minicact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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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딸은 20대 중반이 넘었는데도
만화영화를 좋아해요..
5월은 가정의 달이자 어린이날이 몇칠후니
가족과 함께 보면 좋겠네요..
잘 지내시는지요.-
영화를 수십번 반복해서 보고 쓴 글인지라 재미도 있고 알찬 내용 입니다. 벌써 5월 이네요.. 뜻깊은 시간 보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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